제조업, 성장성·수익성 한계 봉착...서비스융합이 해법
  • 원태영 기자 (won@sisapress.com)
  • 승인 2016.02.03 16:35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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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코스피 상장 제조기업 625개 분석 결과 발표
현대차 울산공장 / 사진=현대차

한국 제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서비스융합을 통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2015년 3분기까지 코스피 상장 제조기업 625개의 재무성과를 비교·분석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 14년새 3분의1로 감소

한국 제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 제조기업의 매출액 증가율 변화를 살펴보면, 2001년부터 2005년 사이 평균 25.1%였던 매출액은 2006년부터 2010년 평균 19.5%로 감소했다. 이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7.5%로 14년 사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2001∼2005년 평균 4.0%에서 2006∼2010년 평균 4.6%로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2011∼2015년에 평균 3.9%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야별로는 수출 주력산업인 철강·금속의 성장성 약화가 두드러졌다. 철강·금속업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매출액증가율(성장성)은 -5.8%로 전체 제조업종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부채비율(안정성)은 265%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고 영업이익 이자보상비율이 1미만인 기업 비중도 28%로 높았다.

운수·장비업은 같은 기간 평균 매출액증가율이 10.2%로 제조업종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9%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2015년 3분기 기준 운수·장비업종의 부채비율 200% 이상 기업비중은 46.7%로 절반에 달했다. 영업이익 이자보상비율 1미만 기업비중도 43.3%로 제조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료=한경연

◇제조업 활로는 서비스융합

전문가들은 제조업을 살리는 방안으로 서비스융합을 제시한다. 서비스융합이란 연구개발(R&D), 생산, 판매/구매 등 각 단계마다 서비스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R&D 단계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 프로세스에 대한 설계 서비스와 제품 외형에 대한 시제품 및 도면을 제공하는 제품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경연은 “한국 제조업은 기존 방식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제조업의 서비스융합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제조업 서비스투입 비중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2년과 2013년을 기준으로, 개별산업의 주요 서비스 중간투입 비중을 높이자 해당 산업의 종업원 일인당 부가가치액과 매출액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갈길이 먼 제조업의 서비스화

문제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서비스화 비율이 무척 낮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비스화 비율은 17.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55.1%), 독일(약 28%), 일본(약 32%) 등 26개 국가의 평균 제조업 서비스화 비율 30.1%의 절반 수준이다. 게다가 27개 비교대상 국가 중 27위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반면 해외 기업들은 제조업에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지멘스와 미국의 GE가 있다. 지멘스는 기존 제조업 제품 중심의 사업에서 솔루션 공급을 통한 서비스 중심의 사업 변화로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했다. 

GE도 가전과 항공기 엔진에서 금융사업, 인터넷 첨단사업, 소프트웨어 사업 등 핵심역량을 제조에서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후 매출의 많은 부분이 서비스 부문에서 발생 했고, 재무성과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김영신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존 경쟁기업과 가격측면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서비스를 융합해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제품 수명주기 전 과정에서 서비스 투입을 늘리는 등 서비스 융합을 적극 활용하고 기존 사업방향을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제조 이전 단계에서는 연구개발, 브랜드 구축, 디자인 등 서비스를 활용하고 제품제조 이후 단계에서는 유통, 마케팅, 판매서비스 등에 주력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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