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대륙 한류 새 날개 되나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2.11 16:49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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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인기 늘어…업계도 잰걸음
YG엔터테인먼트의 화장품 브랜드 문샷 / 사진=문샷 홈페이지

중국 현지에서 한국 패션‧뷰티 콘텐츠의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드라마와 케이팝에 이어 패션‧뷰티가 대륙 한류의 새 날개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시장을 노리는 엔터‧유통 기업들도 잰걸음을 놓고 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KOFICE)은 해외 15개국 현지인 6500명을 대상으로 심층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은 제5차 해외한류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 5일 발표했다. 578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호감도‧인기‧연상 이미지 등을 묻는 세부설문이 총망라돼 있다.

그 중 중국 현지 설문결과가 주목을 끈다. 패션과 뷰티 분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우선 콘텐츠의 대중적 인기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65.2%가 패션‧뷰티를 인기상품이라고 답했다. 드라마와 케이팝, 한식을 포함해 조사 대상에 오른 8개 콘텐츠 중 1위다.

한국 연상 이미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 29.8%가 미용을 택했다. 드라마(21.8%)와 한식(12.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용은 2012년 2차 조사까지 순위권에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조사에서 1위로 뛰어오른 이후 이번 조사에서도 순위를 유지했다. 20~30대와 여성층에서 미용을 택한 응답자들이 많았다.

중국 내 한국콘텐츠 소비 비중을 묻는 설문에서도 패션‧뷰티 분야는 돋보였다. 응답률 32%를 기록하며 드라마 및 방송프로그램(32.8%)에 단 0.8% 뒤진 2위에 올랐다. 10대에서 30대, 대졸이상 고학력층에서 소비 비중이 높았다.

한국제품 구매율 조사에서는 화장품이 41.3%를 기록해 한식(41.8%)과 수위를 다퉜다. 한류 대표 콘텐츠를 묻는 설문에서도 패션과 뷰티가 나란히 3, 4위를 기록했다. 4차 조사까지 이 두 분야는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었다.

패션‧뷰티의 인기 상승세는 다른 콘텐츠를 택한 이들의 응답 이유에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한국 드라마 인기요인을 묻는 설문에서 응답자 75.2%는 ‘패션 등 유행을 선도한다’를 선택했다. 여성과 10~30대, 한류 호감층이 다수였다. 한국영화 인기요인을 묻는 설문에서도 71.7%가 같은 응답을 택했다. 드라마와 영화 인기요인 1위는 ‘배우의 매력적인 외모’였다. 이 역시 중국 내에서 불고 있는 한국 패션‧뷰티에 대한 관심과 연계된 조사결과로 풀이된다.

관심이 늘면서 실제 소비량도 늘었다. 문화산업교류재단 측은 드라마와 케이팝, 패션, 뷰티, 한식 등 8개 콘텐츠 별 세부 설문을 통해 ‘최초 경험 후 소비증감 여부’와 ‘최근 호감도’를 묻는 질문지를 제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54.3%가 한국 패션‧뷰티 콘텐츠를 최초 접한 후 소비를 늘렸다고 대답했다.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비율은 5.9%에 불과했다. 최근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55.2%였다. 케이팝과 드라마는 최초 경험 후 소비를 늘렸다는 응답자가 각각 48.7%, 49.8%였다. 게임은 40.8%에 그쳤다.

특히 패션‧뷰티 분야는 8개 조사대상 콘텐츠 중 미경험자 비율이 14.6%로 가장 높았다. 드라마와 방송프로그램 미경험자 비율은 1.4%, 케이팝은 7.1%였다. 패션‧뷰티의 성장가능성을 방증하는 설문결과인 셈이다.

이 같은 현지조사결과는 시장에서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7억500만 달러를 기록해 2014년보다 228%나 성장했다. 중국 전체 수입화장품 시장에서도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3%를 기록해 프랑스(29.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패션‧뷰티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화장품 브랜드 문샷(MOONSHOT)을 출시했다. 한류스타 지드래곤을 모델로 발탁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배용준‧김수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지난해 10월 다른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합작해 화장품 제조 판매 법인 ‘더 우주’(The OOZOO)를 설립했다. 역시 중국 시장을 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기업도 잰걸음을 놓고 있다. 이랜드는 명품 직매입 매장과 중화권 귀금속 브랜드 매장, 이랜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매장이 모두 들어선 팍슨-뉴코아몰을 열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초기 현지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12월 19일 프리 오픈 행사 당일 매출은 기존 팍슨백화점 일 매출보다 5배 많은 1525만 위안 (약 27억4500만원), 주말 양일 매출은 8.3배 많은 2274만 위안(약 40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문화산업교류재단 관계자는 “중국 평균소득이 오르면서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도 동시에 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 패션‧뷰티 콘텐츠가 한류 드라마‧케이팝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관심을 많이 모았다”라며 “향후 웨딩산업 등 연계분야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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