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주총 통해 경영진 교체"...롯데 "현 경영진 지지확고"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2.12 18:01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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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신동빈 추방하라"는 신격호 영상도 공개...롯데 "분쟁 이미지 조성해 혼란 야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홀딩스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무의미한 주총 소집 요구"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서의 소송계획을 밝히고 있는 신 전 부회장 모습. / 사진=뉴스1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2일 롯데홀딩스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영권 탈환을 위해 필요한 종업원지주회 지지는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시 주총 소집 요구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 자격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진행된 자신과 신격호(94) 총괄회장에 대한 해임에 대해 "이제까지 서로 쌓아온 신뢰를 배반하는 것뿐 아니라 지금까지 롯데그룹 발전의 초석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사태 조기 정상화와 지속적인 기업가치 향상 도모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임시 주총 소집 청구는 롯데그룹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임시 주총 의안으로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이사 7인에 대한 해임과 함께 자신에 대한 이사 선임안을 제출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 총괄회장 친필 서명문도 공개했다. 또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는 미공개 영상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은 해당 영상에서 "저런 사람(신동빈)이 회장이 되면 전부 망쳐 버린다"며 "신동빈을 다 해임해서 롯데와 관련 없도록 만들어 지금부터 롯데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 이후 지속적으로 신 전 부회장 지지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 지병으로 인해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각각 신 총괄회장 판단력과 관련한 재판부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임시 주총에서 현 경영진 교체 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의결권 지분을 과반수 확보해야 한다. 의결권이 없는 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LSI) 지분을 제외할 경우 광윤사 의결권 지분은 31.5%이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개인 지분을 합치면 33.8%가 된다. 즉 27.8%의 지분을 보유해 31.1%의 의결권 지분을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면 의안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경영권 분쟁 촉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다.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설득 방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 4인은 모두 신동빈(60) 회장 측 인물이다. 의결권도 이사장 1인이 행사하는 방식이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도쿄 기자회견 당시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행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롯데홀딩스는 공정한 투표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는 130여명에 달하는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을 직접 설득하는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종업원 지주회 구성원들이 이미 지난 해 벌어졌던 경영권 탈취 과정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기에, 이번에 요구할 임시주총을 통해 그 동안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울러 이날 회견에서 이전 회견과 달리 그룹 경영 쇄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 등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맞불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통해 자금 조달 수단의 다양화와 경영 투명성 향상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사업에 대한 원점 재검토 방침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손실 확인에 필요하다며 한국 법원에 롯데 계열사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기자회견과 관련해 "안정을 되찾은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분쟁 이미지 조성을 통해 혼란 국면을 이어가기 위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주총 소집 요구는 상법상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될 일이지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사안은 아니다. 발표 내용 역시 지난해부터 주장하고 있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무의미한 주총 요구"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담긴 서류 역시 지금까지 수차례 SDJ 측에서 공개한 지시서, 위임장 등과 내용과 방식이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세 차례의 주주총회를 통해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한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는 확고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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