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롯데...갈수록 태산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2.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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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에 공정위 제재, 검찰 수사 겹쳐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 사진=시사비즈DB

롯데가 바람 잘 날이 없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처분과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롯데는 의외로 차분한 모습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해외계열사에 대해 허위 신고했다며 롯데를 공정위에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로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서민민생대책위는 공정위가 지난 1일 발표한 롯데 해외계열사 소유구조 현황을 근거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을 지난 5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당시 발표에서 롯데가 일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제재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민민생대책위는 아울러 신 회장이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말한 것도 문제 삼았다. 공정위가 주요 한국 롯데 계열사를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배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 발언은 허위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경영권 분쟁 당사자 중 한 명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경영권 흔들기를 지속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홀딩스 경영진 교체를 의안으로 하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롯데는 공정위와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공정위의 해외계열사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앞으로도 추가자료 제출 등 조사에 최대한 협조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본 계열사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것은 한일 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적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한국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 회사들로, 한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롯데에 대한 공정위와 검찰 수사에 대해 지배구조와 관련해 "어차피 한번은 맞아야 할 소나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갖고 있던 거미줄 지배구조를 이제 해소하는 단계"라며 "털어내는 과정이 한번은 필요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자체가 처벌이 약한 점도 롯데의 태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처벌조항이 약해 기업 입장에선 크게 긴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롯데의 경우 총수일가가 사적 이득을 취한 것도 아니었으니 크게 긴장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의 도발에는 사실상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기자회견에 대해 "분쟁 이미지 조성용", "무의미한 주총 소집 요구", "과거 내용과 다르지 않은 내용"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내비쳤다.

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가 신 회장을 지지하는 상황이 이 같은 자신감의 원천이다. 더욱이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을 실제 행사할 이사진이 모두 신 회장 인사들로 채워졌다. 또 신 총괄회장 건강상태가 한일 양국 법원에서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은 경영권 분쟁 직후부터 신 전 부회장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 건강상태를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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