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채권단, 출자전환 고민중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2.17 17:37
  • 호수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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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말 채권은행 차입금 1조8683억원

동부제철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가운데 채권은행들이 추가 출자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은행들은 다음달초 추가 출자전환 등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은 자본잠식 우려로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동부제철은 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2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현재 결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로, 2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 여부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하면서 오는 3월말까지 시간을 벌었다. 50% 이상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 12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3분기 기준 자본금은 1582억원, 자본잉여금은 3397억원이나 결손금이 51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말에는 자본총계가 695억원까지 줄어들며 자본잠식률이 86%까지 올라갔다.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 50% 이상이거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한 종목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동부제철의 부채총계는 2조9961억원이다. 채권은행에서 차입한 금액은 장부상으로만 1조8683억원에 달한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동의해 협약채권으로 전환한 채권들은 만기가 2018년 8월 31일로 연장되었으며, 이자율은 3%다.

동부제철 주요 주주현황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추가 출자전환에 대해서는 채권은행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의 지분율은 산업은행 25.98%, NH농협은행 9.36%, 신한은행 5.17%, 한국수출입은행 5.17% 등이다. 보유 채권을 출자전환하면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동부제철이 상장폐지된다면 피해를 보는 곳도 채권은행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아직 입장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폐지가 되지 않더라도 보유지분을 내다 팔 실익이 없을 뿐더러 동부제철 차입금도 가장 많다.  

채권은행들은 현시점에서 뽀족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워크아웃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절차에 들어가면서부터 매각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동부제철은 지난달 말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참여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동부제철 채권은행들은 당장 재매각 해도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은행들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매각을 통해 동부제철에 자본을 늘리고 자본잠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그룹 등 대다수 철강업종 기업들은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주요 철강업체 실적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처럼 업황 부진이 길어 산업 매력도가 떨어지는 업종에서는 투자자를 찾기가 어렵다"며 "현시점에서는 업황이 개선되거나 예상외의 투자자가 나타나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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