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에어, 현대·기아차 SUV 잡을 수 있나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press.com)
  • 승인 2016.03.08 17:29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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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제원 돋보이지 않아...가성비 고려하면 경쟁력 있어
쌍용자동차가 8일 티볼리 에어 출시행사를 갖고 국내출시를 알렸다. /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를 앞세워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소형SUV 시장을 휘어잡고 쌍용차를 적자 늪에서 건져낸 ‘티볼리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경쟁사는 현대·기아차다. 쌍용차는 저렴한 가격과 넓은 적재공간을 앞세워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오겠다고 공언했다.

◇ 길어진 외관, 준수하지만 특별하지 않아 

티볼리 C 필러 뒤로 전장이 235mm 늘어난 티볼리 에어 측면부. / 사진=박성의 기자

쌍용자동차는 8일 서울 세빛섬에서 최종식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내외신 기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티볼리 에어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티볼리 에어 외관은 예상대로 티볼리와 판박이였다. 전면부에 자리한 쌍용차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낯설지 않다. 특징은 바벨(Barbell) 타입 범퍼다. 안개등과 번호판을 감싸는 덤벨 모양의 장식을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유려하다. 다만 티볼리 대비 전폭은 동일하고 티볼리 C 필러 뒤로 전장만 235㎜ 늘어난 탓에 전면부와 측면부 조화가 다소 어색하다. 휠베이스는 2600㎜로 동일하다. 후면부는 날개 형상의 엠블럼과 커다란 테일램프가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볼륨감을 느끼기엔 다소 밋밋하다.

현대차 투싼은 iF 디자인상 등을 수상하며 미(美)적 기준에서 우수점을 받았다. 스포티지는 ‘개구리차’로 불리며 호불호가 갈리지만 개성이 강하다. 티볼리 에어가 외관 디자인만으로 투싼, 스포티지를 압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넓은 적재공간 강점...제원에선 경쟁모델에 밀려

사진=시사비즈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를 디자인이 아닌 실용성에 방점이 찍한 차라 강조한다. 자신감은 적재공간에서 나온다. 티볼리 에어는 720ℓ의 적재공간 및 수납공간을 갖췄다. 다양한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래치 타입 폴딩 레버를 적용해 2열 시트를 60:40 분할해 접을 수 있다. 완전히 접을 시 1440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후면에는 야외에서 전자기기 활용을 돕는 220V 인버터도 설치됐다. 이 밖에 7에어백을 비롯해 다기능 ESP(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를 비롯해 TPMS(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 등 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경쟁 모델 중 유일하게 스마트 4WD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 4WD 시스템은 도로 상태 및 운전 조건에 따라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한다. 6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며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을 적용해 운전자가 선호하는 풍량, 풍향, 온도를 최대 3개 모드로 저장할 수 있다.

실용성에는 경쟁 모델에 뒤질 게 없다. 다만 아쉬운 건 파워트레인이다.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와 동일한 e-XDi160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대 출력 115 ps, 최대 토크 30.6 ㎏·m의 힘을 낸다. 4WD 시스템을 고려해도 강한 주행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연비 역시 투싼과 스포티지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 가격경쟁력 충분...투싼·스포티지 하락세도 기회

티볼리 에어는 발군의 SUV는 아니다. 다만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한다면 현대·기아차에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쌍용차는 사전계약 기간에 제시한 가격보다 최대 20만원 이상 판매가격을 낮췄다. 티볼리 에어의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AX(M/T) 1949만원 ▲AX(A/T) 2106만원 ▲IX 2253만원 ▲RX 2449만원(이상 개소세 인하분 적용)이다.

투싼과 스포티지 판매량이 하락세라는 점도 쌍용차에겐 기회다. 지난달 투싼은 3813대가 판매됐고 스포티지는 3750대가 팔렸다. 전월 대비 각각 14.9%, 21.1% 판매량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 자동차 경기가 지난해 보다 악화됐다고 말한다. 티볼리 에어가 악조건을 뚫고 현대·기아차 SUV 판매량을 얼마나 뺏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의 강점은 정직한 가격과 넓은 적재공간이다. 거품을 걷어내고 SUV 본연의 매력을 살렸다”며 “국내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큰 욕심은 부리지 않겠지만 목표는 분명하다. 내수에서 월 1000대 이상, 연간 1만5000~2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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