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남자들’ 국회 입성할까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03.10 19:49
  • 호수 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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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前 충남 부지사와 조승래 前 비서실장 출사표

20대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구 획정 이후 대전·충청권에선 분구 지역과 통합 지역이 승부처로 떠올랐다. 19대 총선(25개)에 비해 선거구가 2곳 늘어나 27석이 됐다. 역대 최대 의석수다. 28곳으로 줄어든 호남과 1석 차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이 6석에서 7석, 충남이 10석에서 11석으로 늘어났다. 반면 공주와 부여·청양이 1곳으로 통합됐다. 세종과 충북은 각각 1석과 8석을 유지한다.

 

대전 서구 을 / “‘서구 을’ 이기면 대전에서 승리다”


대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대전 서구 을 역시 20대 총선 격전지 중 하나다. 19대 총선을 제외하고 지난 16~18대 총선에서 서구 을에서 승리한 당이 대전 전체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상이 이어져왔다. 여야가 서구 을 지역을 전략지로 보는 이유다.

 

2000년 이후 서구 을 유권자들은 지역 기반 정당이나 이른바 진보 정당의 후보를 선택해왔다. 서구 을 유권자들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재선 의원을 선택한 것을 비롯해 17대 열린우리당 구논회, 18대 자유선진당 이재선, 19대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에게 배지를 달아줬다. 2007년 4월25일 치러진 17대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20대 총선에선 지역 기반 정당이 사라지고 보수 정당 출마자가 늘어났다. 지금까지 등록된 20대 총선 예비후보 7명 가운데 5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지역 정당 소속으로 나왔던 이재선 전 의원을 비롯해 김인태 전 서구 의원, 윤석대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치열한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대전시당위원장인 박범계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대전 지역구에서 현역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박 의원과 유성구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뿐이다. 야권이 3당으로 분열된 가운데 새누리당의 파상공세를 받는 박 의원의 수성 여부가 서구 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 갑 / 새누리 민병주 vs 더민주 조승래


대전 유성구는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2월28일 발표한 획정안에 따라 갑·을로 분구됐다. 선거구가 증설되면서 사상 처음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유성구가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현역 터줏대감인 이상민 더민주 의원이 유성구 을로 방향을 정하면서 예비후보 판세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다른 예비후보들의 도전장이 유성 갑으로 몰리게 된 모양새다. 비례대표인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더민주) 등 예비후보들이 유성 갑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안희정의 남자’로 꼽히는 조승래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이 출마 결심을 굳히며 조만간 출마 선언과 함께 선거운동에 나설 전망이다. 조 전 비서실장과 함께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서 출마한 김종민 전 충남 정무부지사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안희정 맨들’이 선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계 안팎에서 유성구 갑은 ‘유성 토박이’의 표심을 얻어야 하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경선부터 본선까지 관전 포인트가 풍부한 지역이 될 전망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을 / 여야 비례대표의 무주공산 격돌


3선의 중진인 노영민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돼버린 청주 흥덕 을의 선거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에서 이 선거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1월19일 새누리당 비례대표 정윤숙 의원이 흥덕구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후보 선출 시 광역시·도별로 최소 1개에서 최대 3개 지역에 우선추천제도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경선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정 의원의 공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추천제는 소수자를 위한 공천권 배려 차원에서 마련된 제도로, 최근에는 영입인사 등에 대한 공천을 배려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충북 6개 선거구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정윤숙 예비후보 단 1명뿐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민주 도종환 예비후보가 2월27일 청주 흥덕구에 선거사무소를 열고 총선 출마 카드를 던졌다. 현재로선 도종환 의원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충북 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국회에서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을 추진할 전문가로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을 이례적으로 추천한 상태. 더민주 충북도당은 충북 지역 시민사회 인사들의 입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 정균영 전 민주통합당 수석사무부총장과의 당내 경쟁도 돌파해야 할 난관이다.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 ‘7선’ 도전 이인제 맞선 ‘안희정맨’ 김종민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선거구 논산·계룡·금산은 ‘이인제 텃밭’이었다. 논산이 고향인 이 의원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총선 때마다 당을 달리해 출마해도 끄떡없는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었다. 앞선 13대(88년)와 14대(92년) 총선에서 경기 안양 갑에서 당선된 바 있어 이 의원에게 이번 20대 총선은 7선 도전인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으로 또 한 번 옷을 갈아입은 이 의원의 대항마는 누가 될까.

 

지금까지 등록한 예비후보는 현역 이인제 의원을 비롯해 박우석 전 박근혜 대통령 충남총괄선거대책본부장(새누리당)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 전 충남 정무부지사, 황국연 전 금산군의원(이상 더민주), 이환식 전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처장(국민의당)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이 의원과 김종민 예비후보의 리턴매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이 의원에 2375표 차로 아쉽게 패한 김종민 전 부지사가 이번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등에 업고 지난 선거에서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김 후보는 ‘안희정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논산·금산·계룡의 미래를 바꿔야 한다. 김종민·안희정과 함께하면 반드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환식 예비후보의 국민의당이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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