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고부가가치 플라스틱으로 전성시대 연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3.17 17:56
  • 호수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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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인프라 확대, 합작사업, 독자 기술 개발 등 활발
경상북도 김천에 위치한 코오롱플라스틱 김천공장. / 사진=코오롱플라스틱

국내 화학 업체들이 스페셜티(Spetialty​·​고부가가치 정밀화학​​) 플라스틱 제품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스페셜티 플라스틱 분야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대했고 코오롱플라스틱은 독일 화학사인 바스프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섰다. 효성은 독자 개발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을 준비하고 있다.

스페셜티 플라스틱은 범용 제품 약점인 열적 성질과 강도를 향상시킨 고성능 플라스틱이다. 자동차와 가전의 금속 부품을 대체하는 소재로 쓰이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은 연간 66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화학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제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14일 스페셜티 플라스틱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센터인 성형가공 랩 (Lab) 준공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이 연구센터에서 플라스틱 조합 연구, 압출·사출 공정 연구, 물성 평가·분석 등 업무를 수행한다.

또 SK케미칼은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라 불리는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SK케미칼은 2013년 일본 화학업체인 데이진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울산에 PPS 제조 공장을 건설했다. SK케미칼은 섭씨 200도 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PPS를 통해 2020년 3000억원, 2024년 35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P전문 생산업체 코오롱플라스틱은 독일 화학 기업인 바스프(BASF)와 함께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시장 공략에 나선다.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는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16일 밝혔다.

POM은 자동차와 건설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POM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차량 경량화 추세에 맞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 중인 폴리케톤(Polyketone) 상업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폴리케톤 연산 1000톤 규모 파일럿 생산단계를 마치고 5만톤 규모의 울산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 밝혔다.

효성은 지난 10년간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폴리케톤을 개발했다. 효성에 따르면 폴리케톤은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나일론과 비교해 충격강도는 2.3배 이상, 내화학성은 30% 이상 우수하다. 또 내마모성은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에 달한다.

효성은 오는 2021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 기존 공장과 인접한 울산시 남구 용연동 일원에 20만8000㎡ 산업용지를 개발해 연산 30만톤 규모 폴리케톤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범용 화학 제품은 기술 장벽이 낮아 중국 등 생산 업체들이 시장에 난입해 있다. 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나 시장 영향력은 이미 떨어진 상황”이라며 “결국 화학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사업을 키워야 하는데 이 중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분야가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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