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1200조원 시대]⑤ 2금융 가계대출 급증…'서민 삶 어렵다'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3.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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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비 목적 대출 급증…빚 감내력도 하락
2금융권 가계 대출이 대폭 늘었다. 전문가들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는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 사진=뉴스1

2금융권 가계 대출이 대폭 늘었다. 전문가들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는 서민들 삶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생계비 대출이 늘었다. 빚 감내력도 낮아졌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금융권 가계신용액은 460조8582억원으로 전년대비 38조4201억원(9.09%) 늘었다. 대부업체와 개인 사채는 포함하지도 않은 것이 이 정도다.

2금융권 가계신용액은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과 우체국예금, 투자신탁계정(은행)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보험사, 카드사의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포함한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금융권(은행) 보다 컸다. 지난해말 1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은 563조7278억원으로 전년대비 8.5% 늘었다. 2금융권 대출은 같은 기간 9.09% 증가했다.

고금리의 2금융권 대출은 주로 신용등급이 낮고 소득 수준이 낮은 서민들이 이용한다. 주 대출 목적은 생활비다. 그 만큼 서민들 삶이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에서 저축은행에 빚을 낸 가계는 2014년 0.7%에서 2015년 2.4%로 3배 이상 늘었다. 소득 1분위 가구도 같은 기간 1.4%에서 1.7%로 증가했다. 1분위 가구의 비은행금융기관(신협, 우체국, 새마을금고) 대출 비중도 14.5%에서 22.2%로 늘었다. 

소득이 낮은 이들은 어쩔수 없이 생활비를 빌리고 있다. 2015년 전체 신용대출에서 소득 1분위와 2분위의 생활비 목적 대출은 각각 35.5%와 27.4%나 됐다. 전체 가구 평균은 22%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가구는 비고금리 가구에 비해 생계를 위한 대출 비중이 높다. 부채상환을 위한 대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이들은 고금리를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자금 대출금리는 16.29%,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25.35%에 달했다. 일반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3.22%, 가계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4.55%인 것을 감안할 때 5배나 되는 고리대금이다.

그렇다보니 이들의 빚 감내 능력도 낮아졌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자들의 평균 부채액은 2013년 이후 떨어지고 있다. 2013년 1억4400만원의 평균 부채액은 지난해 1억500만원으로 낮아졌다. 

개인파산은 소득이 적어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의 채무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빚에 짓눌린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법원 결정으로 파산자가 되면 채무에서 벗어나지만 경제활동에 여러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김성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부소장은 "저소득층은 개인 회생이나 파산 등 한계상황을 향해 가고 있다"며 "정부는 저소득 근로자가 적정 소득을 받도록 해야한다. 복지 정책도 함께 확대해야 이들이 자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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