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 “서울시 이중규제가 창업 걸림돌"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3.24 18:11
  • 호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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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조선하기보다 헬조선에서 싸우길 택한 청년창업자
시사비즈는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와 지난 23일 삼성역 구글캠퍼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윤민화 기자

“파괴적 혁신은 더 이상 없다. 파괴는 물 건너갔다. 혁신만이라도 해보고 싶다. 절박하다.” 박병종(30) 콜버스랩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파괴적 혁신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주창한 개념이다. 크리스텐슨 교수에 따르면 파괴적 혁신은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 서비스를 통해 시장 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 소비자 기대에 충실하기 때문에 시장에선 큰 환영을 받는다. 점차 새로운 시장이 조성되고 기존 기득세력이 밀려나게 된다.

박병종 대표는 파괴적 혁신에 도전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해 콜버스랩을 설립하고 지난 12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콜버스랩의 목적은 심야 택시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이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심야 택시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금 설립 후 최대 생사 기로에 서있다. 서울시의 무차별적 규제 탓에 당초 계획이 무산됐다.

청년들 사이에 '헬(Hell)조선'이란 인터넷 신조어가 생겼다. 청년실업, 전세난 등에 한국이 청년들에겐 지옥에 가깝고 희망이 없는 사회란 뜻이다. 이에 탈(脫)조선이란 말도 생겼다. 헬조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떠난다는 말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젊은이들도 있다. 박병종 대표가 대표 사례다. 박병종 대표는 “한국은 고쳐야 할 게 너무 많다. 해외로 나가면 돈은 많이 벌 수 있을진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서 먼저 시도해 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을 떠날 생각만 한다. 얼마나 힘들진 공감한다. 하지만 그건 사회를 바꾸려는 노력해보기도 전에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4.19혁명, 6.10만세운동, 민주화운동 모두 학생들이 이끌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게 굉장히 안타깝다. 나라도 그 본보기가 되고싶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거다.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병종 대표와 일문일답.

서울시가 운행 시간 절충안을 당일(23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는데.

협의 중이다. 전망이 밝지 않다. 택시 노조, 법인택시, 버스업계, 개인택시 조합 모두 의견이 분분하다. 그들은 콜버스 사업 범위를 줄이는게 궁극적 목표기 때문에 조정이 힘들다. 하지만 법인택시 조합과는 어느정도 합의를 마친 상태다.

콜버스랩과 대립하는 주체는 택시가 아니다. 바로 서울시다. 이제 콜버스와 택시는 상생관계다. 콜버스랩은 지난 2월 기존 택시사업자에 한해 콜버스 면허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운영 모델인 관광버스를 포기한거다. 이만큼까지 양보했는데 서울시는 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는 콜버스 운용을 오전 12시 이후부터 하라고 주장한다. 당초 콜버스랩 목표는 운행시간을 밤 시간대에서 낮 시간대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토부와 택시업계의 반대에 운행시간을 심야로 제한했다. 사업 시간이 처음 계획보다 크게 줄었다. 여기서 더 줄면 문을 닫아야 한다.

서울시가 운행 구역을 서울 인접 3개구역으로 제한했다.

이것도 장사를 접으라는 말이다. 불합리한 처사다. 서울시는 콜버스를 단 한번도 이용한 적 없다. 면밀한 조사를 통한 현실 파악도 안한 채 탁상공론하는 것 뿐이다.

서울시는 콜버스 요금도 5000원 정액제를 주장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택시 승차거부가 일어나는건 택시 가격이 탄력적으로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는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콜버스까지 규제에 얽매놓는 처사다. 가까운 거리는 조금 받고 먼 거리는 많이 받아야 한다. 당연한 이치다.

콜버스가 상용화되면 택시업계가 위협받을 것이란 주장이 있다.

서울시에선 콜버스가 한번에 10명 이상 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콜버스랩 작동 원리를 모르니 나오는 소리다. 조금이라도 조사했다면 절대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콜버스랩 알고리듬 상 태울 수 있는 최대 인원은 3~4명정도다. 합승으로 인해 승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탑재돼있다. 택시를 탔을 때 나오는 직행거리의 1.5배를 넘지 않도록 설계됐다. 또 비슷한 시간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야간승차란이 일어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다. 개인택시 기사가 퇴근하기 때문이다. 계산해보니 이 시간대 서울시 내 택시는 5000대가량 부족하다.

콜버스가 택시를 위협하려면 적어도 1000대 이상 필요하다. 현재 도입하기로 한 콜버스는 20대다. 늘어봐야 얼마나 더 늘겠나. 차량 가격도 일반 택시보다 훨씬 비싸다. 대당 약 6000만~7000만원이다. 차량으로 나간 돈을 회수하기 위해선 지금 영업만으론 불가능하다. 인건비 지급도 힘들다.

시사비즈는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와 지난 23일 삼성역 구글캠퍼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윤민화 기자

앞으로 콜버스랩 사업 방향에 대한 서울시, 국토부 입장은.

국토부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우리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발목을 잡고 있다. 이중규제에 피해받는 건 모두 우리 몫이다.

콜버스 운영은 택시 규정에 얽매여 그대로 적용된다. 차종 자체가 다른데 기본요금제도 그대로 적용받는다. 다른 요금제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준비도 아예 없다.

그냥 해보라는거다. 이렇게되면 택시 측도 손해 볼 수밖에 없다. 콜버스가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으로선 상당히 비관적이다.

콜버스의 낮 시간 운행에 대해선 그 누구도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투자 비용을 회수하려면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야간 영업시간 제한, 영업구역 제한, 낮 시간대 운영 금지 모두 우리를 낭떨어지로 몰어넣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심야버스(올빼미버스) 때문에 콜버스를 반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빼미버스 때문에 우리 사업을 막는거라면 정말로 시민을 생각하지 않는 처사다. 서울시는 시민 편의성, 행복을 높이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시민 행복은 시민 스스로가 결정한다.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서울시 의무다. 택시, 콜버스 중 타고싶은 걸 선택하는건 시민 몫이다.

실제 야간 올빼미버스 수요는 하루 당 7000명정도다. 서울시 전체 운송 수요의 1%밖에 안된다. 적자노선이 대부분이다. 노선도 8개로 한정되며 배차시간도 길다. 노선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시민은 대책이 없다. 그러니 택시 승차거부가 사라지지 않는거다.

하지만 이런 논의 자체가 이젠 무의미하다. 콜버스의 역권을 포기하고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권을 몰아줬다. 콜버스는 이제 택시 영역의 일부다. 택시 사업자들만 콜버스를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택시 사업자도 얼마든지 콜버스로 바꿔탈 수 있다.

서울시는 택시조합이 콜버스를 적극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실상은 다르다. 택시조합은 전혀 콜버스에 대해 반발하지 않는다. 지금은 오히려 우리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있다.

사업 구상 시 이런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았나.

당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콜버스에 대한 서울시의 첫 반응은 지금과 정반대다. 콜버스를 처음 제안했을 땐 좋은 아이디어라며 굉장히 반겼다. 단지 국토부에 허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만 믿고 국토부와 논의 끝에 협의안을 제출했다. 결과는 지금과 같다. 그렇게 외치던 공유경제, 창조경제는 어디간건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된다.

서울시와 대화는 진척이 있나.  

서울시는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와 조율한 후 서울시 다시 찾았을 때 담당 공무원은 “우리 택시와 손잡아줘 고맙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시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인지 모르겠다. 서울시를 위한건지 택시를 위한건지, 당시 말문이 막혀버렸다.

서울시는 우리에게 돈 많이 벌 생각만 한다고 한다. 결국 돈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냐고 우리보고 되묻는다. 그런말 들으면 한숨만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구역을 최대한 넓혀도 손익분기점을 가까스로 넘길 수준이다. 수수료 수익이 야간에 몇 시간 운영해 얼마나 나겠는가.

시범운영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다. 특히 여성 승객 만족도가 높다. 여러명이서 함께 타니 안심이 될 뿐만 아니라 개인공간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업소, 음식점, 술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 대리기사들도 좋아하신다. 대리기사는 원래 야간 이동수단이 비싼 택시밖에 없었다. 그래서 불법 봉고차를 개조한 대리셔틀을 타고 다녔다. 불법이라 보험처리가 안될 뿐 아니라 과속, 교통법 위반 등 매우 위험하다.

서울시는 대리셔틀에 대한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주겠다는데 반대하고 나선다.

창조경제, 공유경제에 대한 한국의 문제점을 꼽자면.

한국 내 서비스업 부가가치는 매우 낮다. 한국 서비스업 대부분은 운수업, 숙박업, 요식업이다. 업무 환경도 굉장히 좋지 않다. 반면 제조업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실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 된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업이 필요하다. 콜버스가 대표적 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온다고 기존 사업이 더 힘들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해 영역을 더 개척할 수 있다. 시장은 역동적으로 변하고  업체들도 자체 경쟁력을 키울 동기가 생긴다.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면 그것에 대한 부가가치는 굉장히 많이 창출된다.

콜버스는 향후 자가용 30대정도 대체할 것으로 본다. 한국 차량공유 서비스 쏘카(SoCar)는 12대정도 대체한다. 콜버스가 버스의 경제성, 택시의 편리성을 가진다면 궃이 자가용을 가지고 나올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이다. 이런 기회에 집중해야 하지만 한국은 늘 부정적으로만 생각한다.

우리는 파괴적 혁신을 목표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인해 파괴는 불가능해졌다. 기존 사업자들의 역권을 챙겨주며 다른 형태의 혁신만 일어나는거다. 이런 상황에 서울시가 또 어떤 명분으로 규제를 하려는건지 정말 의문이다.

서울시 규제 탓에 사업을 접게 된다면.

지금으로선 모르겠다. 다른걸 도전할 것 같다. 아마 정부 규제가 덜한 걸 하고 싶을 것 같다. 한국은 개선할 모순이 굉장히 많다. 당사자 중 한명으로서 이런 부분을 고치려 계속 노력할 것 같다.

서울시 담당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서울시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서울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콜버스랩이 대신 하는 것 뿐이다.

공무원들은 자신이 시민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기업가와 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시민의 행복은 자신들이 행복 추구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늘어날 때 커진다. 자유는 새로운 상품, 서비스가 많이 나올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서비스를 선택해 나간다. 전체 후생은 자연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제도는 규제의 다른말이다. 공무원들은 항상 제도를 만들어내려 한다. 규제는 시민의 생명, 안전, 재산권이 침해됐을때나 필요한거다. 콜버스가 그런 문제를 야기하진 않는다.

스타트업은 매일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진화해 나간다. 규제로 묶어 놓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기회도 사라진다. 최근들어 서울시가  스타트업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행태를 보면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카카오택시블랙에 대한 규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카카오는 큰 공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개구리다. 돌에 맞으면 바로 죽어버린다.

최근 근황은.

잠을 못잔다. 어제도 2시간정도 밖에 못 잤다.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 콜버스랩은 6명이서 꾸려나가고 있다. 최근 2명 늘어났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밤 12시 이전에 퇴근한 적 없는데 오늘은 조금 빨리 퇴근해 휴식을 취하고 싶다.

요즘 주변에서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말렸다'고 많이 말한다. 하지만 난 후회하지 않는다. 어차피 인생과 젊음을 걸고 시작한 일이다. 난 시민들이 더 편한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이런 내 이상이, 콜버스랩의 목표가 살기좋은 도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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