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일임형ISA 4월 출시 물건너 갈 듯
  • 이준영·이용우 기자 (lovehope@sisabiz.com)
  • 승인 2016.03.25 17:59
  • 호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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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우려 제기에 은행들 “준비 부족” 호소
서울 시중은행에 ISA 관련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 사진=뉴스1

은행권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실제 출시가 애초 예상했던 4월보다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일임형 ISA상품이 판매되더라도 불완전판매 운용 등으로 고객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일임형 ISA 출시를 위한 투자일임업 실무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은행 실무자들은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투자일임업을 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며 “인적·물적 설비 구축이 부족한 상황이다. 모델포트폴리오 구성, 일임업 고객 관리 등 대처 방법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일임형ISA 판매 허용 불가 방침을 표시해오다 지난달 14일 ISA활성화 대책 발표를 통해 은행의 일임형 판매 허용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 일임형ISA 판매 허용을 해주지 않다가 제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일임형ISA를 허용했다”며 “갑작스럽게 은행 일임형 판매 허용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은행들도 급하게 준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내달 출시될 ISA 상품과 관련된 경력직 인원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과 전문인력 영입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문전문 업체에 의탁해 일단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동설명회에서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일임형ISA 담당자가 참석했다. 투자일임제도 전반과 투자일임재산 운용에 관해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제도의 이해와 상품설계, 판매채널 및 일임재산 운용 사례 등을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일임업의 이해상충방지 등 투자자 보호 문제를, NH투자증권에서는 인력 확충 및 활용, 전산설비 구축 등을 이야기했다.

현재훈 삼성증권 랩(Wrap) 운용팀장은 "지금까지 일임업을 10년 이상 해온 증권사에서도 ISA일임업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며 "은행의 일임형ISA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 급하게 했다간 자칫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은행이 초반에는 일임형ISA 고객을 받게 되면 투자자문사를 통해 ISA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일임형은 증권사와 시중은행의 대결 구도보다 증권사와 투자자문사의 경쟁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심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대리도 “시중은행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며 "시간을 두고 운영 능력을 키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중 은행들은 내달까지 일임형ISA 상품 출시에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너무 빨리 상품을 출시하는 것 같지만 증권사 경험을 가진 인력 영입과 기존 직원 교육을 통해 불완전상품 판매 우려를 줄일 수 있다”며 “출시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은행의 일임형ISA 판매가 정착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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