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원톱체제 질주 vs 신동주 반격 부심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3.29 17:47
  • 호수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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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순차적 퇴진으로 화근 제거...신동주 종업원지주회 설득 올인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사진=뉴스1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원리더' 체제 구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큰 반발 없이 아버지 신격호(95) 총괄회장을 순차적으로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퇴진시키며 경영권 분쟁의 씨앗마저 제거하는 모양새다.

이에 맞서 경영권 분쟁에서 최근 수세에 몰린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6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의 반격을 예고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호텔롯데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이 예고한대로 재선임된 이사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1973년 5월 호텔롯데 등기이사에 선임된 지 43년만에 퇴진하게 됐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 내에서 상징성이 큰 두 계열사인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롯데제과와 호텔롯데는 각각 한국 롯데의 모태와 지주회사격인 계열사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7일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등기이사 퇴진을 밝히며 "고령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창업주 신 총괄회장 퇴진은 신 회장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다른 계열사에서도 임기만료 후 재선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퇴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내년 상반기 내 전 계열사 등기이사 퇴진할 듯

신 총괄회장은 현재 5개 한국 계열사(롯데쇼핑·부산롯데호텔·롯데자이언츠·롯데건설·롯데알미늄)와 다수 일본 계열사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한국 계열사 등기이사 임기는 모두 내년 상반기 이전에 만료된다. 일본 계열사 역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임기 만료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 의지대로 진행될 경우 신 총괄회장은 내년 상반기 이내에 광윤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윤사는 현재 신 전 부회장이 장악하고 있는 회사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와 관련해 4월 중 서울대병원 입원을 통한 정신 감정을 앞두고 있다. 정신감정 및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신 총괄회장은 손발이 묶인 상황이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 전 부회장 지지 활동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결과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위임·지지가 법적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 패배 이후 계속된 침묵을 깨고 다시 활동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 측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29일 공개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일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 패배와 관련해 "종업원지주회에 상장 및 주식보상 계획을 알려 단계적 목적을 달성한 계획된 패배"라고 주장하며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민 회장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이지 각 전투마다 이기는 게 목표는 아니다"며 "(경영권 분쟁을) 짧게는 6월 정기주총에서 끝낼 수도 있고 길게 보면 2~3년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신 전 부회장 측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설득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종업원지주회 소속 직원 1인당 2억5000만엔(25억원) 상당의 당근책을 제시한 바 있다.

◇신동주, 종업원지주회 내부 동요 통한 정관 변경 노려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주회사격인 회사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28.1%)인 광윤사를 장악한 만큼 2대 주주(27.8%)인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면 그룹 전체 경영권 장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은 정관에 따라 경영진이 임명한 이사장 1인이 행사한다. 더욱이 종업원지주회는 직원들이 일정 자격이 주어지면 주식을 강제 매입하거나 매도하게 되는 구조로 자유로운 주식 매매는 금지돼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신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에서 언론 기고문을 싣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설득작업을 벌였다. 최근에는 이사진 4명과 소속 직원 130여명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 내부 동요 발생을 통한 정관 변경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이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는 지속적으로 '신동빈 체제 지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은 자리의 중요성이 있는 만큼 충성심이 보장된 인사를 앉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설득작업이 노골화되며 롯데 측도 종업원지주회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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