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사업보고서 대해부] 100대 기업 사외이사 '거수기'
  • 황의범 기자 (hwang@sisabiz.com)
  • 승인 2016.04.01 18:16
  • 호수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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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찬성률 99.76%에 달해...30대 기업 반대 전무
지난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이 10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제도가 여전히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지난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이 10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사외이사 제도가 여전히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오른 시가총액 100위 기업 사업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이사회 안건 찬성률은 99.76%를 기록했다.

사외이사가 한 건이라도 반대를 던진 경우는 단 8건에 그쳤다. 한 건이라도 반대가 나온 기업은 5개에 불과했다. 30대 대기업의 경우 이사회가 원안에 대해 반대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대표를 구체적으로 보면 롯데쇼핑이 이사회에 제출한 슈퍼 H&B 사업부문 조직 분리의 건에 사외이사 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대우증권이 안건에 붙인 '중국 고섬 구상조치 진행방안 의결' 건에 관해서는 사외이사 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포스코대우가 제출한 국민생활체육회 기금 출연, 2015 회계연도 중간배당 실시, 제48기 영업보고서 및 재무제표 승인과 정기주주총회 소집의 건에 대해서도 이사회 각각 1명씩 반대표를 던졌다.

원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된 경우는 3건에 그쳤다. 하나금융지주가 이사회에 제출한 이사회 규정 개정과 감사위원회 규정 개정에 관한 건에 대해 사외이사 8명 모두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하나투어가 제출한 ㈜웹투어 유상증자 참여의 건도 사외이사 3명이 전원 반대표를 던져 통과하지 못했다.

사외이사 제도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 사외이사 제도는 학연·지연 등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건 통과를 위한 찬성표를 채우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며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이 이사회에 제출한 안건은 총 3423건이었다. 대우증권이 128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서가 4건으로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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