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주, 이사 업무 안해" vs 신동주 "해임, 경영권 탈취과정"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4.0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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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해임 손배소 재판서 '해임 적법성' 공방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 계획을 밝혔다. / 사진=뉴스1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해임 불법성을 알리겠다며 롯데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4일 본격화했다. 신 전 부회장 측과 롯데 측은 이사 해임 적법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함종식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8억8000여만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 해임 이유가 이사로서의 충실의무·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롯데 측 변호인은 "2014년 3월 중임된 이래 사내이사 직책에 있으면서도 회사 업무를 거의 보지 않았다"며 "주요 의사결정 및 업무집행에 전혀 관여하거나 관리·감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또 지난해 7월 경영권 분쟁 촉발 직후 행적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롯데 측 변호인은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일부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됐다"며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에 있었던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시도 및 각종 언론 인터뷰 등에 대해 "해사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사회 불출석은 신격호(95)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도 마찬가지였다고 반박했다. 신 전 부회장 측 변호인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입사 이래 신 총괄회장도 어느 주주총회나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신 총괄회장 등의 이사회 출석과 관련한 사실조회를 했다.

◇재판부, 롯데 측에 "해임사유 특정해달라" 요구

신 전 부회장 측은 "한국 계열사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이사 업무를 태만히 한 것은 아니다"며 "이사로 근무하며 일본 롯데와의 기획·공조 업무를 주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사 해임 사유에 대해 "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탈취하는 과정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이사회 불출석 관행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그것이 이 사건의 쟁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공조 업무는 신 전 부회장이 직접 한 것이 아니거나 한국 롯데와 관련있는 공조업무는 아니다"며 "도대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이사로서 어떤 일을 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은 "일본 롯데에 롯데월드타워 자금 5억 달러를 보내라고 한 것이 신 총괄회장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세부적으로 어느 은행에서 얼마를 빌릴지 등은 신 전 부회장이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양측은 앞선 호텔롯데·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사건에서처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각자 입장을 프리젠테이션(PT)를 통해 반복했다. 결국 재판부가 "이사 재직 시 어떤 행위가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지 특정해줘야 한다"며 롯데 측에 서면으로 이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이날 양측이 추가적인 증거조사 등에 동의함에 따라 재판은 장기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변론은 오는 23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 신 회장이 승기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던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정신건강 문제로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다.

신 총괄회장은 이달 중 서울대학교병원(연건동)에 입원해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정신감정을 앞두고 있다. 성년후견인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김성우 판사)는 서울대병원 검사 결과를 전달받아 이르면 5월 중으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한 해임 무효 소송도 정신건강 문제가 부각된 상태다. 재판부는 롯데홀딩스 측이 신 총괄회장 정신건강 문제를 이유로 소송위임서 효력에 대한 이의 신청에 대해 수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퇴진시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미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 롯데제과, 호텔롯데에서 재선임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신 총괄회장을 퇴진시켰다. 그러면서 다른 계열사에서도 임기만료 후 재선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신 회장은 여기에 더해 광윤사(光潤社)의 지난해 10월 주주총회·이사회 결의를 취소 시켜달라는 소송을 지난 1월 일본 법원에 제기했다. 광윤사는 한국·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28.1%)이다.

◇신동빈, 경영권 분쟁 승기 잡아...신동주, 종업원지주회 '올인'

당시 광윤사 주총·이사회에선 신 전 부회장을 광윤사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신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했다. 아울러 신 총괄회장 보유 주식 1주를 신 전 부회장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신 전 부회장은 지분 과반(50% + 1주)을 확보하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후 광윤사 대표 자격으로 지속적으로 롯데홀딩스 경영권 확보를 시도해왔다. 신 회장의 소송 배경에는 이같은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행된 주총·이사회이니만큼 당시 결의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2대 주주(27.8%)인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며 반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종업원지주회 소속 직원 1인당 2억5000만엔(25억원) 상당의 당근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도 이사진 4명과 소속 직원 130여명을 직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은 경영진이 임명한 이사장 한 명이 행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내부 동요를 유발해 의결권 행사 정관이 변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권 분쟁을) 짧게는 6월 정기주총에서 끝낼 수도 있고 길게 보면 2~3년 갈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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