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심판 vs 정권 심판 vs 양당 심판 누구 말이 먹힐까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4.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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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송영길, 새누리·국민의당 후보와 3파전


“20대 총선을 관통하는 세 가지 심판론이 있다. ‘야당 심판’ ‘거대 정당 심판’ ‘탈당파·정권 심판’. 이 세 가지 심판론의 대립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인천 계양 을 아닌가.”

더민주 인천시당 관계자의 말은 인천 계양구 을의 현주소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떤 면에서 현재 20대 총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현상, 즉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공격하는 것 외에도 야당과 야당 간 날 선 감정싸움 등의 양태가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모이는 것은 이 지역에서 3선(16~18대)을 하고, 인천시장을 지낸 더민주 송영길 후보의 당선 여부다. 송 후보가 지자체장으로 옮겨간 사이 최원식 후보가 19대 총선에서 송 후보의 지지층을 이어받아 당선된 바 있다.

송 후보는 3월30일 인천시청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역 최원식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할 때 나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탈당하는 것을 다 만류했다. 그런데도 탈당했으면 지역민의 대변인이 아니라 안철수의 대변인 아닌가”라고 최 의원을 정면 겨냥했다. 송 후보는 길을 걸으면서도 측근이 지지자를 소개하자 “예, 잘 알죠. 예전에 그분이시죠”라면서 능숙하게 악수를 건넸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 있으니 나한테 선거운동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안심하면 큰일 난다. 열심히 뛰어야 된다”면서 웃었다. 중앙일보와 엠브레인이 공동으로 실시해 3월28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에 따르면, 송 후보는 39.4%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왼쪽 사진부터)새누리당 윤형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민의당 최원식 후보 ⓒ 연합뉴스·후보자 제공  

같은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 뒤를 윤형선 새누리당 후보(25.4%)가 이었다. 그는 같은 날 오전 계양구 장제로의 계양푸른빛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를 찾아 점심식사를 하는 노인에게 “몇 번 뽑으셔야 하는지 아시죠”라며 악수를 청했다. 그 역시 자기만의 ‘심판론’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이 지역 야당 20년 동안 계양구에서 바뀐 게 어디 있나”라며 “계양구가 연수구보다 입지가 좋은데 발전이 더디다. 송 후보도 시장 재임 때 계양에 해놓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어렵죠. 그래도 해봐야죠.” 이날 현역인 최원식 국민의당 의원은 계양구 서운동의 종합복지관 앞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렇게 운을 뗐다. 앞서의 여론조사에서 최 의원의 지지율은 9.7%로 3위를 기록했다. 그는 “(해당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다. 국민의당 회의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수도권 지지율이 서서히 회복세다”면서 이 결과가 왜곡됐다고 보고 있었다. 최 의원은 “다당제를 위해 제3당이 들어가 새로운 정치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라고 ‘거대 정당 심판론’을 주장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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