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실세 위협하는 ‘손학규의 힘’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4.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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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원 받는 이찬열 vs 친박 핵심 떠오른 박종희

“제가 경선을 힘들게 치렀거든요. 그걸 보고 ‘수고했네’ 하시더라고요.” 3월28일 수원시 장안구 홈플러스 앞 횡단보도 주변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같은 당의 손학규 전 상임고문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손 전 고문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그는 “이럴 때는 사람 보고 찍어야 됩니다. 찍을 때 힘을 꽉 줘서 찍으세요”라며 ‘명함 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이 후보의 얼굴에 화색이 돈 이유는 이틀 후인 3월30일, 그동안  칩거하던 손 전 고문이 지원사격에 나서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종희(왼쪽 사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후보 ⓒ 후보자 제공

이 후보의 상대 역시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박종희 새누리당 후보다. 그는 손 전 고문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때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을 내세워 이 지역에서 16대와 18대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손 전 고문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후 새누리당 제2사무부총장, 20대 총선 공천관리위원 등 요직을 지내며 ‘친박(親朴)’ 인사로 거듭났다. 박 후보의 공식 선거유세가 시작된 첫날인 3월31일, 그의 옆에는 손 전 고문이 아닌 ‘친박’ 좌장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서 있었다. 현직 의원을 상대하지만 박 후보는 해볼 만하다고 자신한다. 18대 총선에서 이 의원에게 한 차례 승리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성실성과 개혁 의지, 여기에 여당의 3선 국회의원이라는 힘을 더해서 일할 계획”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두 후보 간 대결은 ‘초박빙’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에서 30년간 거주했다는 백청완씨(76)는 “예전보다 손학규씨 영향이 작은 건 이찬열 후보한테 불리한데, 이 의원은 현직이니까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라면서 “유력 후보 둘 다 재선이어서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도 이 의원은 34.6%, 박 후보는 32.5%의 지지율을 기록해 어느 한쪽의 우세를 확실하게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역시 이 지역도 야권 단일화가 변수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김재귀 국민의당 후보는 7.8%의 지지를 얻었다. 더민주의 경기도당위원장이기도 한 이 후보는 이 지역과 수도권 야권연대에 대해 “그쪽에서 반응이 없는데 자꾸 하자고 하는 것은 ‘가진 자의 횡포’로 보일 수 있으니…”라며 씁쓸히 입맛을 다셨다.

지역 최대 현안은 인덕원~수원 복선 전철 도입이다. 이 사업은 2015년 확정됐다. 박 후보는 “장안의 최대 현안인 인덕원~수원 복선 전철 사업을 조기 착공하겠다”고 하는 반면, 이 후보는 “나는 실적 가지고 이야기한다. 착공은 내 임기 때 확정된 상태다”라고 맞불을 놓았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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