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스타트업 CEO열전]④ 최재규 BBB 대표 “헬스케어 분야 아이폰 만들겠다"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4.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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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진단기기 국내 판매 개시...한·미·중 거점
본지는 최재규 BBB대표와 선릉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윤민화 기자

“헬스케어 분야 아이폰을 만들고 싶다. 현재 헬스케어는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시장과 비슷하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공존한다. 아이폰처럼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혈액진단기를 만들겠다."

최재규(37) BBB 대표가 본지와 4월 초 서울 강남구 선릉로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2014년 10월 BBB를 설립했다. 사업 초기 직원이 5명이었으나 15명으로 늘었다. 미국, 중국, 한국에 거점을 두며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에 위치한 미국 본사에선 우주인을 위한 모바일 혈액검사 솔루션 연구개발, 임상시험 등을 진행 중이다.

BBB는 지난해 1월 안드로이드 기반의 모바일 혈액진단기기 엘리마크를 개발했다. 엘리마크는 진단 후에도 데이터를 앱으로 저장, 전송, 관리할 수 있다. BBB는 지난해 4월 녹십자엠에스와 엘리마크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병원용 의료기기로 판매 중이다.

최 대표는 “엘리마크는 휴대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를 지키는 환자는 거의 없다”며 “우리 목표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질병에 대한 초기 진단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바이오뇌공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00년 혈당측정 전문의료기기사 올메디쿠스 연구원으로 경험을 쌓은 뒤 2005년 세라젬메디시스를 공동 창업했다. 졸업 후 15여년간 바이오진단시약, 현장진단용 혈액분석기 연구 개발에만 매진하며 BBB 밑거름을 다져온 것이다.

그는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실수는 늘 반복한다. 실수는 팀워크의 일부다. 대표로서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며 팀원들과 함께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가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재규 대표와 일문일답.

왜 혈액 진단기기인가.

“혈액 진단에 관심이 많았다. 혈액은 건강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매개체다. 혈액 진단이 향후 헬스케어 전반을 변화시킬 키워드라고 생각했다. 혈액진단기기는 헬스케어 제품 중 가장 다루기 좋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서비스 연결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를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별로 없다. 국내 창업 환경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자금 조달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 지난해엔 창업 6개월만에 매출 15억가량을 달성했다. 정부의 신용보증기금과 개인 투자금을 받아오고 있다. 창업 후 3년정도는 불안정하다. 3년은 지나야 팀워크가 안정된다. 우린 운좋게도 약 6개월만에 안정됐다. 지금 팀원 대부분 창업 6개월 당시 인원이다.”

다른 의료기기 개발 계획은.

“없다. 기기 개발보다 데이터 개발에 힘쓰고 싶다. 헬스케어 제품의 가치는 혈액 자료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몸을 진단하는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기기를 개발한 업체들과 제휴 관계를 맺는게 더 낫다고 본다. 다른 업체와의 제휴는 앞으로도 계속 늘려갈 생각이다.”

대기업과 협업 계획은.

“대기업과 협업 계획은 없다. 하지만 대기업과 제휴는 계속 확대할 생각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의사 결정 구조는 많이 다르다. 우리의 경쟁력은 빠른 의사 결정이다. 우리만의 장점을 포기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본지는 최재규 BBB대표와 선릉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윤민화 기자

거점을 미국과 중국에 둔 이유는.

“중국은 전 세계 공장의 중심이다. 전 세계에서 제품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미국 내에선 보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이 스타트업이 자리잡기 좋다. 지금 규모에서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선 샌프란시스코가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규모가 커지면 보스톤으로 옮길 계획이다. 보스톤은 바이오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25%를 잡고있다. 미국을 잘 뚫는게 관건이다.”

미국, 중국 내 인허가 진척 상황은.

“중국은 언제 끝날 지 모르겠다. 당국이 설정한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탓이다. 미국은 제품별로 빠르면 올해, 늦으면 다음해 완료될 예정이다. 병원용 제품에 대한 국내 인허가 절차는 지난해 끝났다. 개인용 제품에 대한 인허가는 마무리 단계다.”

정부 규제로 인한 문제점은 없나.

“없다. 모든 기업은 같은 조건에 놓여있다. 어느 시대든 규제는 발목을 잡아왔다. 규제를 잘 활용하고 규제 안에서 잘 움직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삼성은 규제를 뚫어서라도 일을 진척시킨다. 스타트업 중 정보 부족, 시대에 맞지 않는 기술 도입, 유행을 못 따라가 규제에 발목이 묶이는 경우가 다수다. 우리는 규제를 잘 따라가려 한다. 건강에 직결된 문제기 때문에 규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은.

“준비가 덜 됐으면 달려들지 말아라. 최소한의 각오, 준비, 경험은 갖고 뛰어들어라. 스타트업도 경력이 많은 팀원이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본인의 부족한 점을 받아들이고, 그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라. 간혹 스타트업이 자영업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카페 서빙과 카페 창업을 같은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반면 간혹 기발한 아이디어와 용기로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을 보면 있는 힘껏 도와주고 싶다.”

목표가 있다면.

“2018년이 목표해다. 지금 구상하는 모든 것이 이때까지 완성되는 걸 목표한다. 올해는 목표를 위한 과정을 잘 이행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 회사의 앞날은 그 누구도 모른다. 지금 정도의 긴장감, 속도를 잃지 않으며 계속 성장하고 싶다. BBB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거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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