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기본료 폐지 '초읽기'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4.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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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서 폐지될 듯…우상호 의원 적극 추진
출처=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20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휴대전화 통신요금 기본료 폐지가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9대 때와 달리 기본료가 폐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휴대전화 기본료는 1990년대 초 이동통신사들 초기 통신망 설치비용을 보전해준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기본료는 해를 거듭하면 조금씩 낮춰지다가 1만원 초반 대에 머문 이후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관련 비용을 모두 충당하고 수조원대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기본료를 유지시킬 명분이 사라져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관련부처 반대 등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당시 기본료 폐지 법안 발의를 주도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도 기본료 폐지를 재추진할 예정이어서 또 한번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선 여소야대로 국회가 꾸려져 관련법 통과가 다소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대 때 여당보단 야당이 해당 법안 통과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우상호 의원은 “여소야대라고 하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안 되면 사실상 법안통과가 힘들다”며 “새누리당의 미방위 구성 상황을 봐야겠지만 여당 역시 민심을 확인한 만큼 대표적 민생 사안인 기본료 폐지를 반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도 기본료에 손을 대야한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 인물이 배덕광 의원이다. 그는 이번 20대 국회에서 기본료 인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배덕광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서민들 가계통신비 부담이 적지 않다”며 “총선 공약 우선순위에 있어 기본료 인하를 1순위로 삼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료 폐지가 아닌 인하 입장이지만, 서민들의 기본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엔 여야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을 대변해 반대할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여야합의 및 여론을 고려하면 결국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의원은 “국회가 법안을 주도하면 부처가 반대해도 통과시킬 수 있다”며 “미래부의 반대 명분은 기업경쟁력 약화인데 이는 이미 궁색해진 명분”이라고 말했다.

기본료 폐지 가능성에 이동통신사에선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기본료가 폐지되면 수 조원의 영업 손실을 보게 될 것이란 주장이지만 이는 기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동통신사들은 기본료 폐지로 줄어드는 6조원을 3.6조원인 순이익에서 빼고 적자가 난다고 주장하는데 순이익이 아니라 매출(50조원)에서 6조원을 빼야 계산법이 맞다”며 “가입비 폐지 때처럼 순차적으로 기본료를 없애면 이동통신사에게도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동통신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본료 폐지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계속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에넥스텔레콤이 내놓은 기본료 0원 요금제가 한 달 만에 7만 명 가입자를 모았다. 이후 에넥스텔레콤은 돌연 해당 요금제 가입을 중단시켰지만 지난해 알뜰폰 총 가입자 수(14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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