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안전대책발표에 협력사들 "미봉책" 반발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press.com)
  • 승인 2016.04.20 17: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대사고 발생 시 계약해지' 조치에 '책임전가' 불만 커

현대중공업이 안전사고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동족방뇨(凍足放尿: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응이라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0일 현대중공업이 안전대응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협력사 사고발생시 계약을 해지하는 방법 등의 강경책을 내놨지만, 이 같은 조처가 지금까지 발생한 사고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20일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내에서 모든 지게차 운행을 중단하라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최근 올해들어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정부가 직접 현대중공업에 칼을 빼든 것이다.

현대중공업도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20일 현대중공업은 담화문을 전사에 배포하고 고인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담화문에는 안전 개선책이 담겼다. 18일 굴삭기 작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이틀 만에 내놓은 대응안이다.

대응안은 ▲안전부문 사업 대표 직속 조직으로 개편 ▲안전 감사 및 징벌권 강화 ▲부서별로 차기 부서장 후계자 안전 책임자로 임명 ▲수칙 위반자 1박2일간 집체교육 ▲협력회사별 안전관리 전담자 배치 및 안전인증 획득 의무화 ▲중대재해 발생 협력사 계약 해지 등이다.

현대중공업 현장 직원들은 사측이 숙고 없는 대응안을 내놨다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사망사고 발생 후 고용노동부 개입이 예고되자 보여주기식 개선책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 1명을 21일부터 현대중공업에 무기한 상주하도록 했다. 근로감독관은 생산 현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회사 대표이사부터 임원·근로자까지 안전에 대한 지시가 제대로 전달·이행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현장 노동자는 “벌써부터 근로감독관이 뜨는 곳에서는 작업을 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 작업하란 소리가 나온다. 이런 식의 안전대책으로는 언제든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협력사 대표들은 현대중공업 발표안대로라면 자사 직원 실수로 안전사고가 나도 회사가 존폐기로에 설 수 있다며 반발한다.

현대중공업 협력사 관계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협력사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안은 (협력사) 대표가 모든 책임을 떠안으라는 뜻”이라며 “지금도 경영이 어려워 협력사 폐업이 이어지는데 이 같은 안까지 생겨난다면 협력사들은 살얼음판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