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 묶인 국내 태양광 발전 산업
  • 황의범 기자 (hwang@sisabiz.com)
  • 승인 2016.04.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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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와 지자체 간 불협화음 등…상호 이익 구조 만들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역 주민 반발, 우선협상자 선정 실패 등으로 태양광 사업 인프라 구축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세계 각국 정부와 업체들이 태양광발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국내 태양광발전 인프라 확충은 지역 주민 반발, 지자체의 우선협상자 선정 번복 등으로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발전 인프라 개발은 두 발이 묶인 상태다. 정부 차원에서는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태양광발전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업체 선정, 지역 주민 반발 등으로 태양광발전 인프라 설립에 진전이 없다.

전라북도는 발전사업자 태양광전기발전 시설업체인 동일TNS가 신청한 고창군 태양광발전사업 신청에 대해 최종 불허 처분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주민들이 난개발에 반대하는 민원을 제기할 것을 우려한 탓이다. 동일TNS는 폐염전부지 약 26만평에 965억원을 들여 20개 발전소와 58㎿ 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려는 계획이었다.

고창군 관계자는 “고창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지역이다”며 “고창군 지역 주민들이 태양광 사업보다 고창군의 환경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도에 입장을 전달했다”며 태양광발전 사업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 밖의 지역에도 태양광발전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남 광주시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262억원 규모 친환경에너지타운 태양광설치사업 1차 우선협상자로 LG CNC를 선정했다. 

하지만 지난 2월 29일 부정당사업자 제재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협상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LG CNC를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배제했다. 이후 태양광업체인 SDN을 2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사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LG CNC가 광주시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해 SDN과 협상도 미뤄진 상태다.

전북 진주에서도 2800㎾급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해 인근 주민들이 농작물 피해 등을 우려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반면 발이 묶인 국내 태양광 사업 현황과 달리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발전 설비 투자는 늘었다. 청정 에너지 관련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15년 세계 태양광산업 투자액은 총 162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453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증가한 수치다. 2016년에는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16년 세계 태양광산업 투자액이 179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태양광발전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1% 증가한 68GW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들은 2040년에 누적 태양광발전량이 3700GW까지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는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26%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세계적 흐름에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일본 훗카이도 치토세시에 28㎽급 태양광 착공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한전은 2017년 하반기까지 신치토세공항 인근 33만평 부지에 태양광모듈 13만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부터 태양광발전에 투자를 지속한 한화큐셀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12억원을 기록해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해 한화큐셀은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태양광 셀과 모듈 규모를 520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저유가 기조에서 소극적이던 일관하던 LG전자와 삼성SDI 등 국내 대형 기업들도 태양광발전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서 전문가들은 태양광발전 인프라를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발전 방식은 대기가스 등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게다가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등을 대형전력생산 업체에 판매해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국내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업체와 지자체 간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윤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태양광팀장은 “태양광발전 사업은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국내에서도 지속 개발이 이뤄져야한다”며 “지역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등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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