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LG전자에 영업이익 순위 위협 당해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4.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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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부품업계·호조 세트업계 엇갈린 상황 담겨
최근 3년 간 SK하이닉스와 LG전자의 영업이익 변동추세. (단위:원) / 표=김재일 기자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이 조만간 역전될 상황에 놓였다. 현재 추세 및 시장 전망대로라면 올 2분기면 LG전자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역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56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4.6%, 전 분기 대비 43% 줄어든 수치다. 주력부문인 D램의 공급이 늘어난 상황에서 PC수요의 지속적인 감소 탓에 되레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지난 2014년 4분기 1조 6050억 원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4분기 9889억 원으로 떨어져 7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이어 올 1분기엔 5000억 대로 주저 앉아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20나노 D램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근본적 해답이 될 수 없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세공정전환 확대는 D램 공급량 증가로 연결되고 뚜렷한 수요 회복이 없는 상황에서 공급량 증가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특별한 D램 수요처가 없는 상황에서 공정 개선을 통해 물건을 많이 찍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단 지적이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나 비메모리 부문인 AP칩을 통해 D램 부문에서의 고전을 만회하려 한다. 반면 D램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이 같은 전략이 불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48단(3세대) 낸드 개발을 끝내고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2주 앞서 영업이익이 5052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전망치를 800억 원이나 웃도는 실적이었다.

LG전자의 이 같은 실적개선 흐름은 다음 분기 때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가전 부문이 더욱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진율이 10%이상으로 높은 에어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5 선전으로 스마트폰 부문 선전까지 받쳐준다면 2분기엔 6000억 원대 영업이익 전망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다수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 상황에선 LG전자가 2분기 4000억 원 대 까지 영업이익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는 SK하이닉스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두 회사 간 영업이익 순위 변동은 부품업계는 고전하고 셋트(완성제품)업계는 선전하는 최근 전자업계 트렌드를 반영한다. 부품업계 입장에선 공급과잉으로 판매 가격이 떨어졌지만, 셋트업계로선 부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LG전자가 1분기 호실적을 낸 주요 배경 역시 TV패널 가격이 떨어져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G5 판매 상황 등을 봐야하지만 부품업계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LG전자가 분기 뿐 아니라 연간 실적 부문에서도 SK하이닉스를 앞설 가능성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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