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직업인이 되려면
  • 최재경 | 법무연수원 석좌교수 (.)
  • 승인 2016.04.28 18:16
  • 호수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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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 취업 시즌이다. 유례없이 높은 실업률에 취업준비생은 꽃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들고 부모들도 시름이 많다. 대한민국 청년들을 응원하면서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소방관, 경찰관, 군인, 의사, 과학자 등이다. 이들 중 확고부동한 1위는 소방관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포브스(Forbes)’ 조사 결과 소방관, 의사, 과학자, 군 장교 등이 매년 ‘존경받는 직업’ 톱 10에 들어간다. 이들은 인기도 있어 ‘시카고 파이어(Chicago Fire·소방관)’ ‘CSI(경찰관)’ ‘홈랜드(군인)’ 등 대부분의 흥행 미드(미국 드라마)가 이런 직종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08년 모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사회복지사와 소방관이 비슷한 비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최근 비슷한 조사에서 1위 소방관, 2위 과학자, 3위 환경미화원, 4위 경찰관, 5위 군인, 6위 기술자, 7위 의료진(의사와 간호사), 8위 교사, 9위 판사, 10위 운동선수의 순으로 나왔다. 선진국과 비슷한 경향이다.

소방관·군인·경찰관 등 제복을 입은 공직자들이 존경받는 직업군 상위권에서 대중의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와 사회, 타인에 대한 봉사와 헌신이 이들 직업군의 공통 키워드다.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며 공익을 위해 헌신하기에 존경받는 것이다.

최근에 <태양의 후예>가 온갖 화제를 낳으며 끝났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남녀 주인공의 ‘직업’ 자체도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멋진 군복을 입은 특전사 장교(군인)와 백색 가운을 입은 예쁜 의사가 애틋하게 사랑하며 곡절을 겪는데 빠져들지 않을 대한민국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원작에서는 송중기가 의사였는데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송·송 커플’의 로맨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특전사 대위로 바꿨다니 그야말로 절묘한 ‘신의 한 수’다.

(불행하게도) 변호사는 (회계사·정치인·언론인 등과 마찬가지로) 존경받는 직업에 끼지 못하는 것 같다. 무료 변론·상담 등 다양한 ‘프로보노’ 활동을 하고 있는 동료 변호사들을 생각하며 아쉬움이 많던 차에 요즘 한 드라마가 뜨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KBS 2TV의 <동네 변호사 조들호>다. 다행히 매회 호평을 받고 있고 시청률도 상승 추세라니 기분이 좋다. 변호사도 강자의 횡포와 불의에 맞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정의(正義)에 충실하다면 얼마든지 존경을 받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얼마 전 알파고 신드롬이 한국을 휩쓸 때 앞으로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직업 중 하나로 법률가와 의사가 꼽혔다. 반면 미래 사회에 가장 오래 살아남을 직업은 간호사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로봇이 의사 대신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지만, 환자와 감정적으로 소통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주는 간호사의 일은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어떻게 살아가야만 그 직업이 오래 존속할 수 있는가? 나누고 헌신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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