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주가 하락 진정…채권스프레드는 확대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5.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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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을 떼어놓은 자체 경영실적의 안정성 증명해야
3일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후 최고치인 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A380 항공기 / 사진=대한항공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에 따른 대한항공의 부실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한항공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3일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550원(1.90%) 오른 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 전인 지난 22일 종가 3만450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자율협약 신청후 최고가다.

주식시장에서는 대한항공 하락이 진정세를 보이는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인 22일 3년 잔존 만기 대한항공 공모 회사채 BBB+등급의 스프레드는 371.1bp였다. 이후 27일에는 373.2bp까지 상승했다. 채권 스프레드는 회사채 수익률에서 국고채 수익률을 뺀 수치로 해당 기업의 채무상환 위험이 커질 경우 확대된다.

금융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약세를 보이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주식시장에서 먼저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한진해운과 관련된 추가 손실 가능성도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903.75%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3년간 대한항공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1월 22일 2만2850원을 기록해 최근 3년간 저점을 기록했다.

다만 2013년 이후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점은 주가 하락을 제한적인 범위에 머무르게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2013년 19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14년 3953억원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88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999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진해운과 관련된 손실 가능성은 있으나 이러한 가능성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약화되었으므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손실 가능성 속에서도 이익 성장을 반영하고 있다면 채권시장은 당연히 손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향후 한진해운으로부터 입을 손실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9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을 뿐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를 보유 중이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한 지분가치는 1758억원이다. 향후 자율협약 진행 과정에서 감자결정이 내려질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지난 2월 인수한 2200억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는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다.

2014년말 한진해운이 발행한 영구 교환사채와 관련해서는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이 맺어져 있다. 이 계약의 만기는 2018년 1월 18일이며 계약잔액은 1571억원이다. 

대한항공이 손실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해서는 한진해운을 떼어놓고도 자체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은 흑자폭을 늘려가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중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손실은 5650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4077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자체만 놓고 봐도 항공기 도입 관련 투자 부담이 크다. 대한항공은 2017년까지 60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항공화물 시황과 장거리 노선 경쟁 심화를 고려할 때 2분기 실적부터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한진해운을 차치하더라도 향후 자본적지출을 조정해 차입금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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