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조끼까지 입고 온 몸으로 즐긴다
  • 정윤형 기자 (diyi@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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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기자 체감형 VR 체험 "멀미 없고 실감나"
기자는 4일 모션테크놀로지 스튜디오에서 직접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했다. / 사진=정윤형 기자

HMD(Head Mount Display·머리에 쓰는 가상현실 기기)로만 가상현실을 체험하던 시대에서 온 몸으로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모션테크놀로지라는 중소업체다. 이 업체는 머리에 쓰는 가상현실 기기와 조끼, 헤드폰 등을 함께 착용해 온 몸으로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기자는 이 기업이 개발한 HMD와 헤드셋, 조끼 착용 후 귀신의 집 영상을 체험했다. 좀비가 나타날 때마다 조끼에선 진동이 느껴졌다. 영상에서 가리키는 화살표 방향을 따라 걸어 다니면 승강기 문이 열리고 실제 승강기를 탄 것처럼 미세한 진동도 느껴졌다. HMD만 착용했을 때보다 가상현실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또 움직이며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라 멀미도 느껴지지 않았다.

권홍재 모션테크놀로지 이사는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데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또 놀이기구를 새거로 교체하려면 수개월 걸린다”며 “반면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는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만 주기적으로 바꾸면 체험자가 매번 새 기구를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모션테크놀로지는 국내 놀이공원과 체험장 운영을 논의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은 쉽게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교육 분야에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홍재 이사는 “원자력 연구소나 소방서 등에선 교육할 때 실제 상황을 체험하기 어렵다. 이럴 때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 훈련하면 교육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밖에 의료현장에서도 수술 실습할 때도 이 기기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를 만드는 업체가 잇달아 나타난다. 대표 기업은 미국의 더 보이드(The Void)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선 HMD 위주로 기기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권홍재 이사는 가까운 미래에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가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사는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는 산업분야에 두루 쓰일 수 있다”며 “미래에는 HMD중심에서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 역시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민화 창조경제 연구회 이사장(카이스트 교수)은 “현재 시각으로만 느끼는 가상현실 기기는 인지부조화(시각은 가상현실 공간을 보지만 몸은 멈춰있어 발생)때문에 멀미가 난다. 이것은 가상현실 기기의 가장 큰 문제”라며 “멀미현상을 없애기 위해선 눈으로만 체험하는 가상현실 기기에서 체감형 가상현실 기기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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