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도 공인중개사들에겐 남말
  • 최형균 기자 (chg@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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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감소에 잇단 경쟁자 출현으로 시름 깊어져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거래를 하나라도 더 성사시키기 위해 휴일영업을 고민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있다. / 사진=뉴스1

거래감소와 잇따른시장 경쟁자 출현으로 공인중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로 즐거워하는 일반 국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일 현재까지 등록된 공인중개사무소는 총 9만3509개다. 올해 1분기 주택 매매거래량과 전월세 거래량을 합산한 수치를 산술적으로 나눠 가진다면 1개 업체당 매물 2.45개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주택 매매거래량 27만건, 전월세 거래량 39만9000건)에 현 공인중개사무소 개수를 나누면 업체당 7.15개를 거래한 셈이니 3분의 1로 매매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거래량 감소는 공인중개사들의 실적감소로 이어진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택 거래는 오가는 돈이 커서 수수료 측면에서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다. 다만 요즘은 주택 거래는 물론 전월세 거래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수익에 타격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연휴는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다. 청천2구역과 십정2지구 재개발 추진으로 분양호황이 기대되는 인천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갈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각종 개발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정이 무작정 좋아지진 않았다. 수요자들은 전세만 찾고 작년 호황 이후 매물 자체도 많지 않아 수급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휴기간에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휴가를 가지 않을 예정이다. 주위 업체들도 대다수가 그럴 예정”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블래스티지 청약대박으로 재개발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개포 인근 공인중개사들도 4일 연휴는 꿈이다. 4단지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포 재개발 지구로 인해 집값이 오르면서 높은 투자금을 부담스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이전보다 오히려 매매문의도 줄어들고 있다. 연휴기간에도 장사를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거래활성화가 공인중개사들의 잊혀진 연휴를 되찾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변호사의 부동산공인중개업 겸업과 외국계 부동산종합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 되면 가뜩이나 줄어든 거래 지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천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변호사를 포함해 대형자본이 부동산 중개업에 진출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며 “자영업자인 우리들은 다 죽으란 얘기”라고 말했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대형자본을 지닌 외국계 법인이나 부동산종합자산관리회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소상공인인 공인중개사는 맞설 수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문 등 전문적 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 이들의 영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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