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반년 제주항공 주가는 난기류 속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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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심한 시장 상황은 부정적…장기 성장성 주목
제주항공이 상장한지 반년이 됐다. /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상장 6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 전망과 시장 과열 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선 저비용항공(LCC)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항공을 봐야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상장 당시 제주항공 가치는 시장에서 높게 평가 받았다. 상장 전 제주항공 공모주 청약률은 448.5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7조3996억원이 쌓았다. LCC 최초 유가증권 상장인데다 저가항공사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제주항공 주가가 공모가로 수렴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1월 상장 첫날 공모가 3만원에서 시작해 5만15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2월 4일 공모가 아래인 2만8700원을 찍으면서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3만900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3만원 초반대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4일 기준 제주항공 주가는 전날보다 1.71% 떨어진 3만1650원이다.

1분기 실적 부진 전망과 저비용항공사간 경쟁 가열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B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 1분기 매출 예상치는 1692억원, 영업이익은 175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2% 증가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18.8% 줄어든 수치다.

동부증권도 제주항공 1분기 실적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제주항공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706억원, 109억원으로 전망했다. 예상치대로라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2% 늘지만 영업이익은 49.4% 줄어든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LCC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수익 상승률은 지난 분기 대비 한 자리수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사이판행 항공기 회황 관련 비용, 기재 반납에 따른 중정비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CC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도 주가 상승 저해 요소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등 6개 LCC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각종 판촉활동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들도 가격 경쟁에 동참하면서 항공사들의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LCC들은 부가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기노선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도 제주항공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기 관광지인 태국과 베트남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저가항공사들이 취항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LCC, 대형항공사가 가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저비용항공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항공 시장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하는 까닭이다. 노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시장점유율 1위로 공급 확대 여력이 LCC 중에서 가장 크다”며 “단일 기종 운영에 따른 비용 효율성 상승,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성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말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가로 인한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한국을 비롯해 국제 여객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단거리 국제선 LCC 시장점유율은 24%에서 50%대로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항공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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