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 아라미드로 제2의 도약 노린다
  • 원태영 기자 (won@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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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코오롱·효성 주도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 전시회인 ‘밀리폴 파리 2015(Milipol Paris 2015)’에서 효성이 아리미드 원사인 알켁스를 적용한 방탄 판넬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효성

국내 화학섬유 업체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하며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제품으로는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산업용이면서 고강도 섬유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아라미드(Aramid) 섬유에 국내 화섬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라미드는 아로마틱 폴리아마이드(Aromatic Polyamide)의 약어로 방향족의 폴리아마이드 섬유다. 극한 조건과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 소재 중 하나로 고강도, 충격안정성, 내열성, 내피로성(경화, 균열, 변형에 견딜 수 있는 성질), 경량성, 고탄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라미드는 연한 노란빛을 띄는 섬유로 불에 타거나 녹지 않으며 500℃가 넘어야 검게 탄화한다. 5㎜정도 굵기의 가는 실이지만 2톤의 자동차를 들어올릴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또 아무리 힘을 가해도 늘어나지 않아 가장 좋은 플라스틱 보강재로 손꼽힌다. 아라미드의 강도는 폴리에틸렌과 나일론, 폴리에스터보다 약 2.5배 높으며, 탄성은 폴리에틸렌보다 9.5배, 나일론보다 19배, 폴리에스터보다 6배 정도 좋다.

현재 미국 듀폰과 일본 데이진이 아라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듀폰과 데이진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아라미드 섬유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코오롱 인더스트리와 효성 등이 있다. 아직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생산 물량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79년 아라미드 섬유 개발에 착수해, 1995년 개발에 성공했다. 2002년 본격적으로 아리미드 섬유 프로젝트를 시작해 2005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상표는 ‘헤라크론(Heracron)’이다.

하지만 2009년 미국 화학회사 듀폰으로부터 아라미드사업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듀폰에 3800억원을 지불하기로 합의하며 소송이 마무리됐다. 이후 아라미드 생산을 본격적으로 재개해 지난해 3분기 아라미드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오롱인더는 현재 경북 구미공장에서 헤라크론을 생산 중이며, 연간 생산량은 5000톤이다. 헤라크론 수요 증가에 대비해 3000톤 규모의 공장 증설이 가능한 부지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의 아라미드 섬유는 방탄복에 적용돼 두께가 얇으면서도 가벼운 혁신적인 방탄복을 탄생시켰다. 곧바로 뛰어난 내열성 덕분에 방화복에도 확대 사용됐다. 이외에도 가볍고 강한 소재를 필요로 하는 항공기, 휴대전화, 타이어, 건축자재,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TMR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8억달러였던 전세계 아라미드 시장규모는 오는 2023년에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7.8%의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효성은 2009년 자체 기술로 아리미드를 상용화했다. 효성이 내놓은 아라미드 섬유는 ‘알켁스(ALKEX)’다. 2009년 8월 울산 공장에 연간 1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해 상업 생산을 시작했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11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 ‘밀리폴 파리 2015(Milipol Paris 2015)’에서 방탄 판넬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바 있다.

알켁스는 ▲북∙남미의 방탄차량 시장 ▲미국 경찰 방탄조끼 및 경찰특공대 방탄 방패 ▲작업용 안전장갑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알켁스는 브라질 상용화 방탄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회사에서 사용되는 안전장갑에 쓰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어난 파리 테러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로 인해, 강철보다 강하고 총알도 뚫지 못하는 아라미드 섬유가 방탄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아라미드 시장은 선진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 신형 방탄복(군용) 입찰 및 대테러 방지를 위한 상업용 방탄복(경찰, 경호원 등) 수요 증가에 따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듀폰과 데이진이 주도하고 있는 아라미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효성 관계자는 “지난해 방탄복용 아라미드 판매를 위해 메이저 방탄복 제조 업체들과 자사의 원사를 적용한 품질인증 3개를 획득한데 이어 현재 8개 인증을 추가로 받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품질 인증을 통한 신뢰를 기반으로 방탄관련 제품 매출 확대를 위해 영업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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