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총선에서 대권주자 정리했다”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5.05 17:47
  • 호수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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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복당” 주장하는 ‘쓴소리 경제통’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자

“대통령이 사람을 내려보내서 공천 정해진 거 아니었어?” 20대 총선에서 서울 서초구 갑에 출마한 이혜훈 새누리당 당선자는 당내 경선 전에 지역구를 돌면서 이런 말을 듣곤 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지역 주민이 이 당선자의 경선 상대였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두고 ‘대통령이 보냈다’고 인식한 탓이다.

이 당선자는 이런 인식을 깼다. 여론조사로 겨룬 당내 경선에서 조 전 수석에게 ‘간발의 차’로 이겼다. 3월20일 이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됐다. 이 당선자는 이때를 “(힘이 빠져서) 탁 쓰러져버리는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힘들었던 ‘예선’에 비해 ‘본선’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그는 총선에서 57.02%를 득표해 당선됐다. 2위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28.48%), 3위 이한준 국민의당 후보(14.49%)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 시사저널 고성준

이 당선자는 ‘개혁적 경제통’이자 당내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는 ‘쓴소리꾼’이다. 시사저널은 4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그의 ‘쓴소리’를 들어봤다. 그는 박근혜 정부 3년의 경제정책에 대해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은 확실하고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내 일각에서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을 놓고 ‘배신’이라는 등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이 치열했다. 조윤선 전 수석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라고 보나.

2004년부터 8년간 의정활동을 할 때 켜켜이 쌓인 스킨십이 주효했다. 골목에 가면 “열심히 했는데 (당의 결정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이야기를 꼭 들었다.

총선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경선 전이었다. 밖에 나가면 “대통령이 사람 보내서 후보 정했다는데” 하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 언론도 그걸 받아서 여긴 더 이상 선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렇게 6개월을 끌었다. 기가 막혔다. 선거로 국회의원을 뽑는데 대통령이 비서 임명하는 것처럼 말했다. 절망적이었다. 이후 공천 결과가 발표됐을 때 탁 쓰러져버리는 기분이었다.

서울 강남구 을에선 야권 당선자(전현희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도 나왔다. 강남 민심이 변했나.

많이 변했다. 급변한 게 아니라 서서히 변했다. 예전부터 공천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당 권력자 몇 사람이 밀실에서 후보를 바꾼다. 강남에서 3선은 안 된다는 것이다. 다선은 경력사원이고 초선은 인턴이다. 인턴은 일 가르치다 세월 다 가지 않나. 겨우 가르쳐서 일할 만하면 바뀌고 하니까, 주민이 분통이 터진 거다. 그래서 새누리당 깃발만 달고는 안 된다는 거 보여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20대 총선은 새누리당의 참패였다. 이유가 뭔가.

전국적 불만이 작용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이다. 집권 여당 책임이 일차적이다. ‘초이노믹스(최경환 노믹스)’인 돈 풀기로 가계부채는 쌓이고 전월세 값은 천정부지다. 이게 중산 서민층한테 직격탄이다. 게다가 공천파동 하면서 볼썽사나운 일들이 일어났다. 이런 불만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됐다.

“돈 풀기, 부동산 띄우기 경제정책 빨리 바꿔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총선에서 심판받았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3년간 경제정책은 돈 풀기와 부동산 가격 띄우기로 요약된다. 효과는 미미했지만 부작용은 확실하고 뚜렷하다. 유감이긴 하지만 내 예견대로 됐다. 빨리 이 기조를 바꿔야 한다. 최근 정부가 구조조정과 산업개혁을 들고나왔다. 바람직한 신호탄이다. 지원 방안으로 양적완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아직 야당과 협의해봐야 할 문제다.

총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공약이 쏟아졌다. 세수(稅收) 마련을 위해 증세 논의가 나온다.

증세 문제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 논의 전에 두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복지 지출 점검이다. 70평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차 모는 분이 전철 무료이용권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고 세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한 보고서를 보면 이를 통해 20조원 정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마무리되고 나서 국민한테 손 벌려야 한다. 그렇기에 최근 논의되는 부가가치세 인상도 불만이다. 조세저항은 상당히 약하면서 어마어마한 세수를 걷을 수 있으니까 자꾸 세무 담당자들이 유혹을 느끼는 거 같다.

총선 이후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당선자의 새누리당 복귀를 두고 논란이 있다.

당연히 즉각 복당돼야 한다. 국민은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을 봤다. 유 의원 지역구는 당이 공천을 안 했다. 이는 당선되면 복당을 전제한다는 뜻이다. 왈가왈부할 게 어디 있나. (당내 일각에서) 유 의원에게 배신 어쩌고 이야기하는데 이해가 안 간다. 개인의 사감 아닌가. 그게 공당의 공식적 기준이 될 수 있는 건가.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젊은 인물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총선으로 인해 자동으로 세대교체가 돼버린 거다. 국민이 정리해버렸다. 총선에서 새누리당 대권주자도 국민이 정리했다. 자연히 새로운 젊은 주자의 공간이 생겼다. 공교롭게도 젊은 주자는 개혁적이고 지금 당에 앉아계시는 분들하고 색채가 다르다. 국민이 바꾸라고 하니까 바꿔야 한다.

2017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대권후보 ‘인물난’이 예상된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당·정·청 관계를 바꿔야 한다. 아르바이트생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다시 일 안 주지 않나. 대선주자 인물난이라는데 인물이 왜 없나. 유승민 의원이 있고 김무성 의원도 있다. 대선 1년 전 지지율 1위 주자가 대권을 잡은 적이 여태껏 없었다. 우리가 잘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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