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바이오밸리 무서운 아이들]① 제넥신, 제약업계 작은 거인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5.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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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역량 탁월…지속형 성장호르몬 임상 결과 촉각
제넥신이 입주한 판교 테크노밸리 코리아바이오파크 전경. / 사진=제넥신

한국 바이오산업의 무서운 아이들이 판교 바이오밸리에서 성장하고 있다. 제넥신, 크리스탈지노믹스, 서린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니아, 랩지노믹스 등 바이오 업체 30개가 2000년대 초반 판교 테크노밸러 코리아바이오파크에 자리잡았다. 코리아바이오파크는 판교 테크노 중앙사거리에 DNA 모양을 본따 만든 3개 동으로 만들어진 10층 건물이다. 이곳에서 생명공학 업체 137개사가 크고 있다. 이중 대형 제약사를 위협할만한 무서운 바이오 업체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제넥신은 신약 연구·개발업체다. 지난해 매출 325억원에 불과하나 탄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갖춰 국내 제약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제넥신이 가진 신약 개발역량은 국내외 제약업계와 정부 부처가 인정한다.  

제넥신은 지난 2월 빈혈치료제 GX-E2를 개발해  중국 제약사에게 기술 수출했다. 중국 업체는 중국서 임상 실험을 거친 뒤 약품을 제조·판매한다. 대신 제넥신은 총 540억원을 받는다. 한독약품과 공동 개발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은 정부 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지난해 10월엔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첨단 바이오 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자’에 뽑히기도 했다.    

1999년 6월 바이오 붐과 함께 제넥신이 생겼다. 창업주인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당시 포항공과대 생명과학과 교수였다. 그는 제자, 투자자 등 3명과 함께 제넥신 개업을 조촐히 알렸다. 제넥신은 17여년만에 무서운 업체로 성장했다. 연구·개발(R&D) 투자로 얻은 기술력 덕분이다. 제넥신 직원은 지금 128명이다. 

성영철 회장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분자생물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성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병리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하버드대 병리학교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는 1989년 7월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임용돼 지금까지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1999년 6월 제넥신을 설립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성영철 회장과 그 제자들이 제넥신을 설립했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도 성 회장 제자다. 초기 멤버 일부는 회사에 남아있다. 따로 회사를 설립해 독립한 이도 있다"고 말했다. 

성영철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표직을 사임했다. 지금은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연구·개발을 주도하면서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성 회장은 대표직 사임한 뒤에도 자문 업무를 수행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고 말했다. 

서유석 대표는 포스텍 생명과학 박사, 독일 영장류연구소 박사 과정을 마치고 알렉산더폰홈볼트 재단 연구원에서 활동했다. 이후 제넥신에서 임상개발실장 및 품질보증 실장을 거쳐 대표이사 및 연구소장직까지 올랐다. 

서유석 대표가 제넥신의 뼈대를 키워내는 엄마라면 밥벌이를 책임지는 아빠도 있다. 지난 8월 새로 영입된 경한수 대표다. 경 대표는 생명공학, 기업경영, 투자유치 등 화려한 경력으로 제넥신 알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한수 대표는 의사 출신 기업가다. 미국 코넬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록펠러대학교,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신경외과 전문의 활동하며 하버드 경영대 석사 과정도 수료했다. 이후 바이오 전문 투자사 버릴앤컴퍼니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미국 신약개발업체 캐털리스트바이오사이언스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경한수 대표는 취임 당시 “제넥신은 생명공학 기업으로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다"며 "임상과 사업화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제넥신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기술 수출이 눈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글로벌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한수 대표가 그 중심에 서있다. 경한수 대표는 국내외를 오가며 제넥신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의 GX-H9 임상 2상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사진=제넥신

제넥신은 항체융합단백질, 면역치료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명공학기업이다. 2011년 판교 테크노밸리 코리아바이오파크 B동에 입주했다. 

제넥신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성인과 소아를 대상으로 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GX-H9이다. 제넥신은 GX-H9을 통해 성장호르몬 지속 기간을 하루에서 2주로 늘렸다. 매일 투여하던 호르몬제를 한 달에 두 번만 맞아도 된다는 말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걸리면 소아는 저신장증, 성인은 근력감소, 골다공증 증상 등이 나타난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GX-H9 개발 진도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 느린 편이다. 하지만 2주 제형 개발 가능성, 항체융합기술(hyFc) 기반 물질 안전성 등은 경쟁력 있다”며 “성장 호르몬 치료제 시장에선 소아 환자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소아 대상 약물에 대한 효능 입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는 2013년 기준 전 세계 63만명가량이다. 치료제 시장 규모는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 최소 40억달러(4조5600억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4월 정부는 제넥신은 GX-H9를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앞으로 2년 동안 GX-H9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한다. 제넥신은 한독과 GX-H9를 공동 개발 중이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넥신의 성장 가능성은 다른 바이오 벤처, 중소기업과 비교해 매우 높다"며 “제넥신의 기술력은 이미 입증된 바다. 기술수출, 상업화 성공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바이오산업 내에선 혁신적 파이프라인이나 오픈이노베이션 개발 사례는 드물다”며 “하반기 소아, 성인에 대한 GX-H9 임상 2상 결과가 나온다. 소아는 중간집계, 성인은 완성된 포트폴리오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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