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 일선 판매점에 아이폰SE 물량 안 줬다
  • 엄민우 기자 (mw@sisapress.com)
  • 승인 2016.05.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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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점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주장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SE를 출시하면서 일선 휴대폰 판매점에 물량을 주지 않아 일선 대리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사진=뉴스1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SE를 출시하면서 일선 휴대폰 판매점에 물량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 혹은 직영점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선 판매점들은 유례없던 사태에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일제히 아이폰SE가 출시됐지만 일선 휴대폰 판매점들은 물건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처지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한 SK텔레콤과 KT가 판매점에 물건을 넘기지 않고 홈페이지 등 자사 유통활로만을 활용해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휴대폰 유통경로는 크게 직영점과 대리점, 판매점으로 나뉜다. 직영점은 이동통신사나 자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 역시 이동통신사 및 자회사 직원이다. 대리점은 특정 이동통신사 휴대폰 판매 업무를 하는 곳을 말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대리점주는 개인사업자로 SK텔레콤과 계약을 맺고 해당 이동통신사 휴대폰만 판매한다.

판매점은 대리점들과 계약을 맺고 휴대폰을 판매하는 곳이다. 특정 통신사와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 제품을 모두 판매한다. 다만 직영점, 대리점, 판매점 등 3곳은 겉으로 보면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KT와 SK텔레콤은 이번에 아이폰SE를 출시하며 일선 판매점엔 물건을 공급하지 않았다. 대신 직영점이나 자사 홈페이지에 물량을 내놨다.

서울 강남에서 7년째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최아무개 사장은 아이폰SE가 출시됐지만 판매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LG유플러스 고객을 제외하곤 아이폰SE를 팔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 아무개 씨는 “결국 통신사만 재미를 보겠다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SK텔레콤과 KT를 비판했다.

경기도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인사 역시 “소문이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 까지 하려나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니 당황스럽다”며 “이번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면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점주 들은 이통통신사들의 이 같은 행위를 자사 일감 몰아주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었다. 이동통신사 직영점 수익은 통신사 및 자회사에 귀속된다. 한 판매점 주는 “결국 통신사들이 자기들 자회사 밀어주기를 시작한 것”이라며 “단통법 이후 이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우려는 기우라고 말한다.

KT관계자는 “아이폰SE 주요 소비자층 성향을 고려할 때 온라인만을 활용해서 판매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판단으로 탄력적 유통망 활용 일환으로 홈페이지로만 판매하게 된 것”이라며 “통신사가 판매점을 무시하고 성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은 애플이 정한 판매 권한이 있는 곳에서만 팔 수 있는데다,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판매점 분들이 그렇게 체감하실 수 있는 것이지 일감 몰아주기 등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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