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2인자 열전]① 포스트 한동우 2명 압축…조용병 우세
  • 장가희 기자 (gani@sisapress.com)
  • 승인 2016.05.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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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전 행장 건강 악화…차기 후보 좁혀지나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이을 차기 회장 후보군이 조용병 신한은행장·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2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차기 회장으로 유력했던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은 건강 악화로 후계 경쟁에서 이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진원 전 행장은 얼마 전 강남 삼성서울병원에 재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급성 폐렴과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은행에서 물러난 후 비상임 고문 업무를 맡았던 서 전 행장은 한동우 회장을 이을 강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건강 악화 탓에 서 전행장이 차기 회장직에 오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동우 회장 다음 서 전 행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는 것이 순서였지만 이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로써 후계구도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으로 좁혀지게 됐다. 이중 조용병 행장이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 행장은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행장 측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파’로 알려져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 사진=뉴스1

조 행장은 '엉클 조'라 불릴만큼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은 인물이라 그룹 수장으로서 힘쓰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킬만한 소통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조 행장 경영 성적도 나쁘지 않다. 신한은행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7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4% 늘었다. 분기 중 대출 자산이 0.9% 성장하면서 이자이익도 4.8% 증가했다. 

조 행장은 전문성도 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뉴욕지점장을 역임해 해외 먹거리 발굴에 능통하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CNB를 인수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이사와 인도에 진출했다. 조 행장은 두바이 등 중동시장에 진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조 행장은 영업통으로도 인정받는다. 경기 성남시 미금동 지점장과 강남 대기업금융센터장 시절 실적 1위를 올렸다. 

조 행장이 차기 회장에 오르면 61세에 그룹을 총괄하게 된다. 64세에 회장에 오른 한동우 회장, 라응찬 전 회장보다 3살 어린 나이다. 조 행장은 1957년생, 한 회장은 1948년생, 라응찬 전 회장은 1938년생이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1958년생으로 조 행장보다 한 살 어리다. 위 사장은 2015년 초 서진원 전 행장이 물러나면서 신한은행장 후보에 올랐으나 조용병 전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밀려 행장에 오르지 못했다. 위 사장은 라응찬 전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위성호 신한카드 대표이사 / 사진=뉴스1

위 사장은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를 거쳐 신한금융 경영관리담당 상무,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부사장을 지냈다. 위 사장이 2013년 신한카드 부사장 자리에 오르자 신한카드 노조는 임기 얼마 남지 않은 사장 아래 차기 사장 내정자를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발했다. 

현재까지 위 사장호는 순항중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1분기 당기순이익 14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545억원)보다 3.7% 줄긴 했지만 2007년 LG카드를 인수한 이래 신한카드는 시장점유율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오는 8월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위 사장이 연임할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957년생인 조용병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고 위성호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조 행장보다 한 살 어린 위 사장이 신한은행장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이밖에 김형진 신한금융그룹 부사장도 차기 회장에 거론되고 있다. 신한은행 부행장을 지낸 김 부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 측에 섰던 인물이다. 김 부사장 임기는 오는 22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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