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박찬구 형제 갈등 재점화
  • 원태영 기자 (won@sisapress.com)
  • 승인 2016.05.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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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금호터미널-금호기업 합병 중단 요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 / 사진=뉴스1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합병을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그룹 간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김성채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금호터미널에 금호기업과 합병 중단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공문발송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지분 12.6%) 자격으로 이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 4일에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호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측에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관련 자료 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하면서 지분 매각 및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에 다시 보낸 합병 중단 요구 공문에서 금호기업과의 합병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서 347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차입금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이번 금호터미널 지분 인수를 위해 단기 차입금 2800억원을 조달해 앞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이 627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금호터미널은 현금성 자산 3000억원과 전국 대도시 요지에 터미널 부지의 수익 부동산, 금호고속에 대한 콜옵션(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도 가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기업의 차입금 상환 과 배당금 지급에 금호터미널의 이익금이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터미널과 같은 우량 회사가 SPC의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합병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일관된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 주주총회에 앞서 다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합병을 계속 진행할 경우 이사진 등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죄를 묻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반면 금호터미널 지분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번 지분매각 및 합병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호터미널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그룹에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계열분리 이후 수면 아래 가라 앉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금호석유화학그룹 박찬구 회장 간 갈등이 이번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합병 건으로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극단으로 치달았다. 박찬구 회장은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 매입과 관련 2014년 8월 형 박삼구 회장을 배임죄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민·형사 다툼이 계속돼 왔다.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는 지난해 말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계열분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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