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발견되는 전쟁의 상흔...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포탄 발견돼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06.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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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견된 박격포...軍 폭발물 처리반 수거해

 

서울 용산구 신계동의 불발탄 발견 현장이 통제된 모습

불발한 포탄이 서울 시내에서 발견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6월1일 서울 용산구 신계동 고가도로 밑에서 6.25전쟁 당시 불발한 것으로 보이는 포탄 두발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발견된 포탄은 두 발로, 81mm 박격포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한발은 탄두만 남아있고 한발은 몸체까지 같이 있다”고 전했다. 국군이 창군 됐을 때부터 미군에서 M1 81mm 구경 박격포를 공여 받아 사용했다. 한국전쟁 중에는 약 2000여문의 81mm 박격포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다. 

불발탄은 인근 하수도 시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안전 요원은 이날 오전 11시께 정기 점검을 하다가 포탄을 보고 군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군 관계자 10여명은 현장보존에 나섰다. 이어 출동한 군 폭발물처리전담반(EOD)은 포탄을 수거했다. 작업은 오후 2시께 마무리됐다. 현장 관계자는 “6․25 당시에 터지지 않은 포탄으로 보인다”면서 “상당히 녹슬어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3월6일 경북 청송군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6·25 때 불발탄으로 보이는 항공투하탄이 발견돼 공군 폭발물 처리반이 제거했다.

도심에서 한국전쟁 때 터지지 않은 불발탄이 발견되는 일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경기도 과천 경마공원에서 155mm 불발탄 1발이 발견됐고 1월에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81mm 박격포탄이 발견됐다. 2015년 12월에는 한강 철교 남단 밑에서 항공기 투하용 불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불발탄이 폭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발견했을 경우 만일을 대비해 군당국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녹색평화연합의 김기호 지뢰연구연구소장은 “6․25전쟁 때 한강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발생한 불발탄 같다. 포탄은 탄두 앞쪽에 충격을 받아야 터진다”면서 “발견된 불발탄은 충돌한 땅이 물러서 터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탄두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 제거작업 중에도 대개는 폭발하지 않는다. 녹이 슬어서 뇌관이 작동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사과정 등 충격을 가하면 터질 위험도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불발탄을 발견하면 군 당국에 꼭 신고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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