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향하려면, ‘문재인-안철수’를 넘어야 할텐데...
  • 김현 뉴스1 기자 ()
  • 승인 2016.06.02 11:09
  • 호수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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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로서 박원순의 강점과 약점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박 시장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5월12일 2박3일간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6월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청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간 재임기간 동안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박 시장이 지역을 뛰어넘는 광폭행보를 보이자, 정치권에선 내년 대선을 겨냥해 보폭을 넓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5월13일 전남대 강연에선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5월23일 발표한 5월 셋째 주(16~20일) 주간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응답률 5.7%)에 따르면, 박 시장은 7.6%를 얻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전 대표(24.2%),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17.9%), 오세훈 전 서울시장(9.9%)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야권 주자들로만 보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박 시장은 재선 고지에 오른 2014년 6·4 지방선거 직후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한창이었던 2015년 6월께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5월1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분향하고 있다.

재선 서울시장 프리미엄이 최대 강점

 

야권 잠룡으로서 박 시장의 강점은 무엇보다 ‘재선(再選) 서울시장의 프리미엄’이 꼽힌다. 인구 1000만의 서울시를 5년여 동안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것은 박 시장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지낸 후 대통령에 당선된 선례가 있어, 서울시장 출신이 대선에 도전하는 데 유권자들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 시장 캠프에서 동행본부장을 맡았던 박홍근 더민주 의원은 5월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시장은 사실상 작은 나라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를 운영했고, 국무회의에 참석해 직간접적으로 국정을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적 리더십에 대해선 강점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철근 동국대 사회과학대 교수도 “박 시장의 최대 강점은 역시 재선 서울시장을 지냈다는 점 아니겠느냐”며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거쳐 대권을 거머쥔 모델이 있다는 점도 박 시장에게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그간 살아온 궤적도 또 다른 강점으로 평가된다. 박 시장은 대구지검 검사를 지내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역사문제연구소의 초대 이사장과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내며 시민사회운동에 헌신했고,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등 시민운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다른 대권주자들과 비교해서도 ‘공공 마인드’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창의력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디테일에도 강하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분류된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박 시장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보면 누구나 공공에 대한 마인드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기존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실망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박홍근 의원은 “박 시장은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덕목들과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데 있어 자신의 가치관 및 콘텐츠가 잘 갖춰져 있다”면서 “여기에 겸손함과 성실함을 갖추고 시정을 이끌어오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등 리더십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시정을 펼쳐 오는 과정에서 시민들은 물론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에 주력해 왔던 만큼 20대 국회에서 강조되고 있는 ‘협치’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그간 박 시장이 시정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시했던 게 소통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논의를 할 때마다 소통을 하기 위해 힘써왔다”며 “이를 보면 박 시장이 20대 총선을 통해 요구되고 있는 ‘협치’의 정신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운동 경력에도 불구하고 중도보수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확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박 시장의 강점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박 시장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여권의 강세 지역인 강남벨트에서도 승리를 일궈내는 등 자신의 확장력을 증명한 바 있다.

 

당내 기반 약하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대목

  

세상의 이치가 명암(明暗)이 있듯 박 시장도 대권주자로서 약점을 갖고 있다. 우선 국회의원 등 기존 정치권 경험이 없다는 점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지적된다. 기존 정치권에서 자유로워 ‘정치혁신’ 등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주장할 수 있지만, 행정 경험과는 또 다른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국회와의 소통에 대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대선의 본선에 오르기 위해선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20대 총선 당시 이른바 ‘박원순 키즈’들이 상당수 도전장을 던졌지만,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 의원과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권미혁 의원 등 2명만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는 또 다른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김종민·정재호·조승래 등 측근 3인방을 포함해 5~6명 안팎의 인사를 원내에 진출시킨 것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김철근 교수는 “박 시장이 이번 총선에서 원내 교두보 확보엔 성공했지만, 많게는 7명 정도로 거론되는 안 지사에 비해서도 적은 인원”이라며 “원내에서 지지 세력을 끌어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은 향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주변에선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반론을 펴고 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당내 경선은 문 전 대표를 제외하고 다 비슷한 상황 아니냐”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본선 경쟁력 때문이다. 문 전 대표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기 때문에 누가 본선 경쟁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판세는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현재 거론되는 의원들 외에도 10여 명 정도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가족 문제’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세력에선 아들 주신씨의 병역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고, 부인 강난희 여사의 ‘성형’ 논란도 언제든 박 시장을 향한 공세의 소재가 될 수 있어서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아들과 부인이 관련된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두 사람에 대한 것은 모두 마타도어이기 때문에 대응할 가치를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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