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면세점 독과점에 입점 로비 의혹 '이미지 추락'
  • 김지영 기자 (kjy@sisabiz.com)
  • 승인 2016.06.0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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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영자 이사장·아들 장씨·정운호 삼각 거래…월드타워점 재도전에도 '먹구름'

 

 

신영자(74) 롯데복지ㆍ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으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와 15억원의 뒷돈을 받은 정황에 대해 검찰이 수사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시내면세점 재승인에까지 영향을 줄 지 주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이 대주주인 S사, 신 이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실소유주인 B사와 그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정운호 대표가 롯데면세점 로비와 관련해 신 이사장에 뒷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입점 리스트,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 이사장을 소환해 정 대표로부터 청탁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와 또 다른 업체들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그의 아들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
검찰은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 씨가 보유한 B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장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B사는 명품을 수입해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 S사는 신 이사장이 지분 55%, 자녀 3명이 45%를 나눠 가진 가족 회사로 매출 전액이 B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4년 신 이사장의 아들 장 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매장 운영과 관련해 매월 돈을 지급하는 형식의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계약금 중 일부가 매월 일정하게 신 이사장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정 대표가 계약관계를 가장해 B사를 거쳐 신 이사장에게 뒷돈을 제공하며 롯데 측에 입점 로비를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측이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 이사장과 아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롯데면세점 재승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면세점 시장은 관세청 특허로 운영되면서 독과점과 리베이트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서울시내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시장점유율은 60.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이 재승인에서 탈락했으며 이달 30일 영업정지를 앞두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관세청에서 시내면세점 특허를 늘리기로 하면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권 발급에 다시 뛰어든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전사적 과제로 월드타워점을 사수하려는 상황에서 또다시 로비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국내 브랜드 입점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입점 비리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롯데는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 규모를 차지해 독과점 문제를 안고 있던 기업인데 이번 불공정한 브랜드 입점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업 윤리 측면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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