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산국제모터쇼, 한국의 ‘디자인’ vs 일본의 ‘친환경’
  • 박성의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06 04:12
  • 호수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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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르노삼성·도요타·닛산 등 국내외 25개 브랜드 불꽃대결

부산의 여름을 달굴 ‘2016 부산국제모터쇼’(부산모터쇼)가 6월2일 벡스코(BEXCO)에서 막을 올렸다. 2년마다 개최되는 부산모터쇼는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부산모터쇼는 2014년 역대 최대 관람객인 115만명을 돌파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부산모터쇼에는 국내외 25개 브랜드가 국산차 91대, 수입차 141대 등 총 232대의 차량을 출품하며 이들 중 신차 46대를 부산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한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신규 참가하고 수입차사 중에서는 벤틀리, 야마하,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부산모터쇼에 첫선을 보인다. 전시면적은 직전 모터쇼보다 14% 늘었다. 6월2일 언론 컨퍼런스에서는 총 18개 국내외 자동차사들이 메인 모델과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화두는 ‘디자인’과 ‘친환경’이었다.

현대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16 부산모터쇼에서 대형 세단 ‘G8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6월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 언론 컨퍼런스에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출시를 앞둔 SUV ‘QM6’를 설명하고 있다.

6월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 언론 컨퍼런스에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출시를 앞둔 SUV ‘QM6’를 설명하고 있다.

르노삼성·제네시스 ‘디자인+인간’

르노삼성차는 이번 모터쇼에 QM5 풀체인지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공개했다. QM6는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유일한 풀체인지 모델이다. 르노삼성차 연구진이 개발하고 프랑스 르노디자인과 한국 르노디자인아시아가 함께 디자인했다. 프리미엄 세단 SM6의 인기를 QM6로
이어가겠다는 게 르노삼성차의 포부다. 

QM6는 SM6 전면부를 빼다 박았다. C자형 헤드램프와 전면에서 후면까지 곳곳에 치장된 크롬 장식들은 SM6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계승했다. 르노삼성은 SM6를 닮은 QM6로 그동안 부진했던 SUV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린다. 박동훈 르노삼성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SUV 시장은 차량 크기만이 선택 기준이었다. QM6는 소비자의 감성 만족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강한 존재감과 자부심을 주는 외관 디자인이 강점이다. 감성품질이 곧 QM6가 추구하는 SUV의 새 기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번 모터쇼에 대형 럭셔리 세단 G80과 G80스포츠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G80은 제네시스가 EQ900(해외명 G90)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모델로, 7월 국내 시장에 첫 출시될 예정이다. 디자인은 기존 2세대 DH 제네시스에서 부분 변경됐다. 기존 모델의 외관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볼륨감과 고급감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네시스의 전략과 디자인을 각각 담당하는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와 루크 동커볼게 전무가 국내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인간 중심의 진보’를 강조했다. 미래의 고급 세단은 화려함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고 실용적이면서도 편안한 디자인이 핵심추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는 “고급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는 디자인이다. 다만 단순 화려함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고객, 즉 인간이 중심이 돼야 한다. 디자인을 차별화해 세계 고급차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가겠다”고 설명했다.


정성상 한국닛산 부사장은 6월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 언론 컨퍼런스에서 신형 SUV ‘올 뉴무라노’를 소개했다.
도요타·닛산 ‘친환경+인간’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친환경 기술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폭스바겐이 몰고 온 배기가스 임의조작 여파에 이어 최근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차가 지목받으며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바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상용화 이전 단계인 전기·수소차에 비해 하이브리드차는 대중화에 근접한 친환경차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하는 등 기존의 일반 차량에 비해 유해가스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적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도요타와 한국닛산은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이날 삼륜전기차인 ‘아이로드(i-Road)’를 직접 운전하고 컨퍼런스에 등장한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차 대중화는 지구환경과 맞닿아 있다. 이는 곧 다음 세대를 향한 해답이기도 하다”며 “하이브리드차 보급이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닛산은 하이브리드 SUV ‘올 뉴 무라노(All New Murano)’를 선보였다. 한국닛산은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철저하게 내연기관 자동차로 승부했다. 다만 최근 환경부로부터 배출가스를 임의 조작했다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아 내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이 탓에 한국닛산은 컨퍼런스에서 디젤차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고 하이브리드 신차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성상 한국닛산 부사장은 “국내 SUV 시장에 닛산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하게 됐다”며 “무라노 출시로 닛산은 국내 출시된 일본차 중 유일하게 가솔린·디젤·전기·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회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2년 후 주제는 ‘정보통신+인공지능’

 

 


2016 부산모터쇼의 화두가 친환경과 디자인으로 압축된 가운데, 주최 측은 벌써부터 2년 후 행사 주제를 고심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변화 속도가 가팔라 예측이 어렵지만, 국제 모터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제 차별화가 핵심이다. 벡스코는 2년 후 부산모터쇼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IT)과 인공지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현 벡스코 전시팀장은 “부산모터쇼는 세계 주요 모터쇼들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전시 차종뿐 아니라 행사 콘셉트나 컨퍼런스 주제 등을 통해 차별화를 노릴 것”이라며 “다음 행사는 자율주행 등 첨단자동차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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