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비자금 사건’도 전관로비 통했나
  • 박혁진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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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만표, 2011년 변호사 개업 후 첫 수임사건도 전관로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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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및 부당수임 혐의를 받고 있는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6월2일 발부됨에 따라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한 차례 소환조사를 통해 입증된 혐의만으로 법원의 영장을 받아낸 검찰의 다음 과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관로비’ 의혹을 밝혀내는 것이다.

홍 변호사는 5월27일 검찰 소환 당시 탈세 의혹에 대해선 “퇴임 이후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전관로비와 관련해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려고 변호사들하고 같이 협업을 했으며 나름대로 정당한 변론 범위 안에서 열심히 일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홍 변호사의 이런 해명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홍 변호사에게 많은 의뢰인이 통상적 수임료를 넘어선 거액의 수임료를 주면서 변론을 부탁했다. 이는 의뢰인들이 다른 변호사에겐 기대하기 어려운 ‘특별한’ 무언가를 홍 변호사에게 원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정운호 게이트’는 그중 한 사례에 불과하다. 홍 변호사는 2014년 11월과 2015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정운호 대표를 변호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냈다. 그런데 정 대표가 올해 같은 사건으로 다시 수사를 받아 구속됐다. 첫 번째 수사에 외부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언론을 통해 이런 상식 밖의 사례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검찰이 전관로비 의혹을 밝혀내고자 한다면 ‘정운호 게이트’뿐만 아니라 현재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다른 사건들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사저널은 복수의 법조계 인사들로부터 2011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수사했던 중견 건설사 삼부토건 임직원들의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 사건과 관련해 홍 변호사의 전관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혐의선상에 올랐던 10여 명의 임직원들은 홍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후 모두 불기소됐다. 법조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당시 사건이야말로 홍 변호사의 ‘전관예우’가 작용한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한다.

삼부토건이 소유했다 매각한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삼부토건 임직원 10여 명 모두 불기소
당시 검찰 내부에 있던 인사들과 삼부토건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1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부토건 오너 일가를 비롯한 임직원 10여 명에 대해 비자금 조성 및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검찰은 내부 고발자 등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몇 개월에 걸친 내사 끝에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던 것이다. 검찰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동생인 조남원 부회장과 정 아무개 건설사업본부장 등 임직원 10여 명이 수년간 수백억 원대의 회사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은 2010년 도급순위 34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로 2011년 4월 만기에 이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되자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정도로 회사 상황이 악화돼 있었다. 노조를 비롯한 회사 내부에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PF 대출금이 쌈짓돈처럼 사용되는 등 오너 일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극심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특히 특수부가 법원의 계좌추적 영장까지 발부받았을 정도였다.


이에 사건의 피의자였던 정 아무개 건설사업본부장은 2011년 8월 검찰을 그만둔 홍만표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정확하게 압수수색 이후에 홍 변호사를 선임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홍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던 것은 여러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물론 정 전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한 것이지만, 그가 오너 일가인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 등과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던 만큼, 사실상 홍 변호사가 조 부회장을 비롯한 피의자 10여 명에 대한 변호인으로 나섰을 개연성이 크다. 홍 변호사에겐 변호사 개업 후 맡았던 첫 번째 수임사건이기도 했다.


내부 고발자의 제보를 검토한 후 특수부가 나섰고,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구체적 증거물들에 대한 영장까지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마쳤던 이 사건은 이후 흐지부지되다 결국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됐다. 삼부토건이 받았던 대부분의 PF를 주도한 핵심 피의자 정 전 본부장이 불기소되면서 조 부회장을 비롯해 수사 대상에 올랐던 삼부토건 임직원들 모두가 동시에 불기소됐던 것이다. 당시 검찰 수사는 상장사인 삼부토건 투자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런 만큼 삼부토건은 사건 진행 과정을 공시해야만 했다. 삼부토건은 압수수색을 받은 지 1년7개월이나 지난 2013년 5월21일 ‘당사는 2011년 10월7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당사의 일부 임직원이 PF사업 관련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며 ‘당사는 전회공시일(2012년 11월22일) 이후 현재까지 본 사건 관련으로 검찰로부터 추가 통지는 받지 못하였으며, 해당 통지 등이 있을 시 재공시토록 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검찰 측은 삼부토건 측에 공식으로 수사 결과에 대해 통보한 바 없고, 결국 불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변호사 수임사건 전관예우 작용”
특수부 수사가 유야무야 마무리되자 검찰과 삼부토건 내부에선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홍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넘어갔다. 익명을 요구한 당시 특수부 수사관은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검사장 중에선 유일하게 옷을 벗은 홍만표 변호사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있었다. 홍 변호사가 맡는 사건은 무엇이든 1년 동안 전관예우가 작용하는 분위기였다”며 “삼부토건 사건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 쪽을 대표했던 홍 변호사는 검찰 의도에 반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검찰청사를 떠났다. 그러면서 후배 검사들의 신망이 두터워졌다.

 


비슷한 시기 검찰에 재직했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특수부가 나서서 압수수색까지 마친 사건이 그렇게 마무리된 경우는 찾기 힘들다”며 “사실상 홍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노조 관계자 또한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검찰이 사건을 제대로 파헤쳤다면 도저히 무혐의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증거가 명확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용두사미’식으로 사건이 끝났다”며 “노조 측에서 검찰에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물었는데 검찰에서 ‘인지 사건에 대해선 결과를 알려줄 이유가 없다’며 함구했다. 이후에 정 전 본부장이 홍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거액의 수임료를 줬고, 전관 혜택을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삼부토건 전관로비 의혹도 정운호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홍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로비를 했는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없다. 하지만 홍만표 변호사가 맡은 사건 중 상당수가 축소 또는 무마 의혹이 공통적으로 불거진다는 점에서 실제로 전관예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비단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이나 삼부토건 임직원의 횡령 사건만이 아니다. 시사저널이 제1389호(2016년 5월31일자)를 통해 보도했던 양돈 업체 ‘도나도나’의 불법유사수신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나 제1353호에서 보도한 코스닥 업체 참엔지니어링 창업주 한 아무개씨 횡령 사건도 유사한 의혹이 불거졌다. 양돈 업체 관련 사건에선 홍 변호사가 개입해 수차례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참엔지니어링 사건에선 피의자가 300억원 가까운 돈을 횡령했음에도 검찰이 구속영장 자체를 발부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한 참엔지니어링 사건의 경우 홍 변호사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검찰이 홍 변호사가 연루된 전관로비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여러 사건을 한꺼번에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수통 후배 출신 A 변호사, 로비 창구 역할 

현재 검찰 내부에선 전관로비 의혹과 관련해 홍 변호사와 검찰에서 함께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A 변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홍 변호사와 비슷한 시기 검찰을 떠났지만 홍 변호사와 사시 선후배 사이인 A 변호사는 홍 변호사를 대신해 현재 특수부 검사 및 수사관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홍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을 주로 접촉했다면 현재 일선에서 수사하는 검사들은 기수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A 변호사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관로비 의혹을 파헤치려면 홍 변호사와 A 변호사의 사건 수임내역 및 통화내역, A 변호사와 수사진 간 접촉 현황 등을 살펴보면 정황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들 역시 홍 변호사와 A 변호사가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것에 대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나온 후 곧바로 개업했던 A 변호사는 현재 모 대기업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검찰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이 같은 얘기는 검사와 수사관 등 검찰 내부 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해 검찰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전관로비는 충분히 밝힐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검찰의 수사의지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진행상황만 놓고 본다면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수임한 다른 사건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정운호 사건과 관련해서도 일부 검사와 수사관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는 결정권은 담당 검사나 수사관에게 있지 않음에도 검사나 수사관들 통화내역을 뒤지는 등 일부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라며 “사실 이 정도의 전관로비는 홍 변호사뿐만 아니라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이 해온 관행이기 때문에 자기 목에 칼을 들이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해석도 존재한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에 대해 국민 의혹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유야무야 넘어갈 경우 20대 국회 첫 특검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검찰도 잘 알고 있다”며 “모든 의혹을 클리어하게 해소할 수 없지만 적어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선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홍 변호사가 지나치게 오래 전관예우를 받는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있다. 이제는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홍 변호사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서는 홍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한 중견 그룹 회장의 경우 홍 변호사가 수사 자체를 무마한다고 했으나 아예 구속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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