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선 프리뷰] 이상돈, “박 대통령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06.15 15:23
  • 호수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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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택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탄생의 1등 공신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를 스스로 거뒀고, 이제는 ‘새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에 둥지를 틀었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이기도 하다. 시사저널은 6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918호 사무실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의 바로 옆 사무실(916호)은 ‘무소속’ 유승민 의원실이다. 이 의원은 “옆방(유승민) 잘 꼬드겨보라고 이 방을 내준 것 같다”며 웃었다.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한 유 의원을 국민의당에 영입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현 정부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고 규정하고, 내년 대선에서 ‘새로운 인물’을 당선시키기 위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들어가 4대강을 비롯한 환경문제,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노동 현안 등을 적극적으로 다뤄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김수민 국민의당 비례대표의 리베이트(사례금) 의혹에 대해선 “선관위 조사와 검찰 수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고 처리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다소 시간이 지났지만, 4·13 총선 성적표에 대해 평가해달라. 


기대보다 잘 나왔다. 당시 언론에선 부정적인 지표들이 나왔었는데, 실제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내부 분석 결과도 언론 보도보다 더 상황이 좋은 것으로 나왔다. 

 

총선에서 수도권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당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공천을 진행했다. 그 때문에 수도권이나 부산 지역에서 나오려던 사람들이 포기한 경우가 있었다. 수도권에선 문병호, 김영환 전 의원은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낙선했다. 아쉬움이 있다. 

 

새 얼굴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선거 때와 지금은 다르다. 최근 지역위원장을 뽑고 있는데, 좋은 인물들을 많이 영입했다. 예정보다 일정이 지연되긴 했는데, 좋은 인사들이 많이 온 것 같다. 

 

유승민 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의원을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는데. 


희망사항이다. 그분들이 당장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년 여름쯤 돼야 뭔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당분간은 문재인, 안철수에 새누리당 후보가 경합하는 구도가 기본적으로 짜여질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출마를 시사했는데.


그분은 아마 새누리당 쪽이 아닐까. 하지만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되면 여러 평가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분이 우리나라의 현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정치력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반 총장은 ‘통합의 정치’를 얘기했는데, 새누리당 친박계는 ‘분열의 상징’이다. 분열의 상징에 올라타서 어떻게 통합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레임덕’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 최근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인터뷰를 보면 여태껏 이렇게 ‘막 나가는’ 경우는 없었다. 홍 전 행장의 행태를 보면 ‘그릇이 아니다’란 느낌을 받는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에 대한 피로감이 강한 것 같다. 우리는 보수 내지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제2의 친노 정권’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비인기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를 택했다. 


전공을 살렸다면 법제사법위원회로 가는 게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도 있고, 당내에 법률가 출신들이 상당하다. 내가 가지 않더라도 잘할 분들이 많다. 또 최근 몇 년간 환경과 노동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환노위에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4대강 환경문제를 들여다보려 한다. 해마다 녹조가 생기는데, 수질문제나 주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잘 살피려고 한다. 환경뿐만 아니라 노동문제도 중요하다. 노동문제에 정통한 의원들이 위원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을까(웃음).

 

‘킹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 비인기 상임위를 택했다는 관측도 있다. 


그렇지 않다. 예전 환노위에 있던 의원들이 많이 옮겨갔고, 또 비인기 상임위다 보니 ‘내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또 노사문제에 대해선 안철수 대표를 지지했던 ‘노동포럼’이란 단체가 있었다. 이들은 민주노총을 비판하며 대거 탈당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의 의견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다.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인해 환노위가 할 일이 많아졌다. 


경유차 논란으로부터 촉발된 미세먼지 문제도 중요한 환경문제다. 이뿐만 아니라 하천 생태계와 국립공원에 설치되는 케이블카 문제도 환경문제에 포함된다. 모두 중요하면서 어려운 문제들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안 할 수는 없지 않나. 

 

임기 동안 특별히 만들고 싶은 법안은 무엇인가. 


법안이라는 게 며칠 만에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법안 건수로 실적을 자랑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하다 보면 엉터리 법안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4년 동안 법안을 하나만 내더라도 제대로 내고 싶다. 전반기 동안에 4대강 환경문제를 엄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법률안을 마련하고 싶다. 또 국립공원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케이블카 문제에 대한 법안도 준비하려 한다. 당면한 노동문제로는 조선업 침체로 인한 대규모 실업 위기가 있다. 국가 비상사태나 마찬가지다. 환노위가 노사문제를 다루게 될 텐데, 이 과정에서 노사 간 쟁점을 조율하게 될 것 같다. 

 

최고위원이라 중앙당 이슈도 다뤄야 할 텐데. 


당 차원에서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다루게 될 것이다. 또 안철수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 준비를 시작하게 되면 여러 방면에서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 대선 준비는 모두 다 시작한 셈이다. 내 역할은 늘 그동안 해왔던 일들일 것이다. ‘공중전’을 하지 않겠나(웃음). 또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일들도 많을 것이다. 중간의 연결고리나 중재 역할 등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국민의당에 여러 악재가 생기는 것 같다. 박준영 의원에 이어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까지 불거졌다.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큰 악재인 것은 맞다. 이 문제와 관련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두고 봐야겠다. 법률지원단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당 전략가’인 박선숙 의원도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했다. 


그렇게 됐는데, 박 의원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선관위 발표 자료를 통해서 보면 그렇게 자세히 조사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박 의원이 당시 중앙당 사무총장이었기 때문에 이름이 나온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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