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원장의 건강 Q&A] “쓰러진 후 심하게 토했는데 응급실 가야 했나?”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6.24 11:28
  • 호수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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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상태 변화 지켜보는 게 우선…뇌출혈 증상 계속되면 곧장 병원 가야

 

<편집자 주>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은 현재 국내에서 200명 정도 되는 의사·한의사 면허를 모두 보유한 의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시사저널 1389호 ‘치매? 이제는 뇌 보약을 먹어야 한다’ 기사 참조) 그는 의학적 지식과 한의학적 사고를 합친 융합진료를 강조하며 지금까지 다양한 유형의 환자를 110만 명 이상 치료해왔다. 시사저널은 건강 문제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김철수 원장의 건강 Q&A’ 연재를 시작한다. 

 

 

Q 50세 가정주부입니다. 최근 대장내시경을 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체력이 약해 작년에 검사를 받을 때는 링거주사를 맞았으나, 올해는 검사만 받았습니다.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쉬다가 화장실을 가려는데, 갑자기 아찔한 느낌이 들면서 머리부터 방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살짝 잃은 듯하고, 진땀이 나고, 얼굴이 많이 붓고, 심하게 토했습니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남편에게 알린 후 담당의에게 전화했습니다. 의사는 아마 기립성 저혈압으로 그런 것 같다며 다리를 높게 하고 누워서 기다려 보라고 했습니다. 그 말대로 하니 조금 나아졌지만, 퇴근한 남편이 그래도 걱정이 되었는지 응급실로 가자고 합니다. 혹시 크게 다친 건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응급실에 가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내키지 않아서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바로 응급실에 갔어야 했나요?

 

 

몇 주 동안은 두통·구토·의식변화 관찰해야


A 안 가시길 잘했습니다. 하지만 뇌출혈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곧장 병원에 가야 합니다. 일상생활을 하다가 머리를 다치면 응급으로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는 경우로는 머리가 아프거나, 어찔하거나, 니글거리거나, 때로는 가벼운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경련을 일으키거나, 토하거나,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지남력(指南力)을 상실하거나, 바로 바라보지 못하거나, 기억 소실이 생기거나, 두통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증상이 심하다면 당연히 응급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가벼운 증상일 경우 응급은 아니더라도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땐 두 시간마다 환자의 상태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증상이 나빠지면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면서 이틀 정도 지났다면 대체로 검사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간혹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 주변으로 피가 고여서 응급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고 후 몇 주 동안은 두통이나 구토나 의식의 변화가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독자분의 경우는 침대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았고, 의식을 가볍게 잃었고, 두통도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아 뇌 손상의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다만 심하게 토한 것이 뇌압이 올라서일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체했거나 소화기 장애로 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가 점점 아파지거나 정신이 흐려지거나 계속 토한다면 응급으로 CT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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