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찮은 정부 대책 서해5島(도) 지킬 수 있나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6.27 14:36
  • 호수 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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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안, 정부 대응 중국 어선 불법조업에 실효성 없어

 

 

6월11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방 50km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국 어선이 해경의 정선 명령을 거부하고 달아나고 있다.

6월6일 연평도 어민들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직접 나포하는 일이 발생한 이후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6월10일 해군과 해병대, 해양경찰,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요원 등으로 민정경찰을 꾸리고 한강 하구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차단·퇴거시키는 작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이 주로 활동하는 밤이 아닌 낮시간에, 문제가 심각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아닌 한강 하구에서 벌인 작전 자체가 보여주기식 대책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문제가 계속되고 정부가 대응 방안을 내놓는 일이 수년째 반복되자 정부가 구상하는 다른 대책들 역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어민들은 ‘서해5도 중국 어선 불법조업 대책위원회(대책위)’를 확대 결성해 정치권에 대책을 촉구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책위는 연평도 어촌계, 대청도·백령도 선주협회, 인천해양도서연구소 등으로 구성됐다.


과거에는 중국 어선들이 영해를 침범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그 침범의 방식이 달라졌다. 쌍끌이 어선(서로 그물을 연결한 어선) 두 대가 나란히 이동하면서 바닥까지 모조리 훑어 꽃게 먹이가 되는 바지락까지 쓸어가 버리는가 하면,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등 어구까지 끌어가는 일이 생겼다. 이로 인해 어민들이 다시 손실이 날 것을 우려해 어구를 아예 설치하지 않는 ‘무형 조업 손실’까지 발생했다.

 


어민들, ‘중국 어선 불법조업 대책위’ 결성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이 해체되는 전환기에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더 기승을 부렸다. 인천 옹진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 6~11월 사이 백령·대청 주변 어장에서 훼손된 어구는 778틀에 이른다. 어구 피해액만 14억원, 조업 손실액은 70억원으로 추정됐다. 2014년 11월에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정점을 찍었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의 실질적 타결을 공식 선언하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어선 1000여 척이 백령·대청·소청도 특정 해역에서 대규모 불법조업을 벌인 것이다. 


당시 어민들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가 대규모 기동전단 운영과 무허가 중국 어선 몰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국 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을 발표했지만, 어민들은 근본적 해결책과 거리가 먼 데다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고 반발했다. 어민들은 ‘해상시위’에까지 나섰다. 2014년 11월 어민 160여 명이 어선 80여 척을 동원해 옹진군 대청도 앞바다에서 시위를 벌인 것이다. 어민들이 생계대책 마련과 중국 어선 불법조업 범칙금 환원 등을 요구하는 해상시위에 나서자 정부는 그제야 대화를 제안했다. 옹진군 측은 ‘중국 어선 불법조업과 관련한 어업인 피해 대책 건의 서한문’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기도 했다. 


정부가 기동전단을 구성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그동안 해양경찰의 특공대원들이 고속단정을 타고 접근하거나 헬기를 동원해 단속해왔는데 기동전단을 구성한다고 해서 얼마나 다른 단속이 펼쳐질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결국 어민들에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한 달에만 어구 피해액이 1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결국 2015년 8월 서해5도 중국 어선 불법조업 대책위원회와 대청 선주협회, 연평 소연평 어촌계, 인천해양발전협의회 준비위원회 등 서해5도 주민 단체가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어업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할 것을 다시 정부에 요청해야 했다.
서해5도 어민들은 “해마다 중국 어선이 NLL을 넘어 우리 어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피해 구제에 대해 해상시위도 했다”며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어업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어민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에 대한 피해 구제를 요청해왔지만 정부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에 어긋난다며 지원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관찰되지 않으면 지난해 해상시위에 버금가는 2차 해상시위를 강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4년 11월26일 인천 백령도와 대·소청도 어민들이 대청도 해상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안에 ‘피해보상’ 빠져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만들어 2011년부터 서해5도에 충분한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5년 7월 당시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서해5도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정부가 불법조업으로 인해 어민들이 입은 손실에 대해 지원해주는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 측에서 “조업 손실액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근거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20대 국회가 문을 연 바로 다음 날인 올해 6월14일 발의된 개정안도 마찬가지였다.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에도 불법조업 피해 실태조사와 피해보상에 관한 조항은 빠졌다. 이에 대해 ‘서해5도 중국 어선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관광객의 여객운임 지원, 섬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사의 손실비 지원, 어업지도선 교체 국비 지원 등은 전보다 나아진 것”이라면서도 “어민들이 바라는 핵심인 피해 실태조사와 피해보상은 빠지고 ‘지원 대책을 강구’하게 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피해 금액을 추산해야 하는데 이동하는 수산물의 특성상 자원량이 얼마나 될지 조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며 “옹진군 차원에서 간접적인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결국은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근본적 방지 대책을 중앙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남북공동선언’ 내용 중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치 문제가 재조명받고 있는 이유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을 남북공동어로수역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연평도 어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 어민 수산물 공동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어민들이 잡은 수산물의 판로가 확보되면 북한 어민들의 조업활동이 활발해져 남북이 공동으로 중국 어선을 감시할 수 있게 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 제재 국면의 현 정부 상황에서 이러한 방안들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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