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육기업가 “한국에 ‘희망학교’ 만들고 싶다”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ess.com)
  • 승인 2016.07.1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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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남 최대 사교육그룹’ 본드에듀케이션 황순 회장


 

심천시 정치협회 위원, 광동성 청년연합위원, 중국국제투자촉진회 부회장, 심천시 화교연합 상무, 브릴리언트 문화미디어 회장…. 이는 모두 한사람이 가진 직함이다. 이 정도면 ‘직함 수집가’라 불릴 만하다. 이 직함들의 주인공은 중국 화남지역 최대 사교육기업인 본드 에듀케이션의 창업자 황순 회장이다. “맡아달라는 직책을 거절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그는 그만큼 대인관계 능력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본드 에듀케이션을 이끄는 한편 ‘중국판 유투브’인 LE티비 지분 일부를 주식스왑(회사 주식을 일정한 비율로 맞교환하는 것)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 재산만 수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부호다. 그는 마회텅 텐센트 회장(2013년 선정)에 이어 ‘2014년 광동성 10대 경제풍운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황 회장이 최근 한국에 재정 형편이 어려운 청춘을 돕는 ‘희망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또 서울대학교와 연계해 국제학교를 만드는 일, 그리고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으로 나설 채비를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시사저널은 7월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황 회장이 한국 언론과 진행한 첫 인터뷰다. 

 


‘희망학교’라는 좋은 공헌활동을 하러 왔다고 들었다. 

 


기업(본드 에듀케이션)이 알려지고 수익을 얻게 되면서 사회 공헌 부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소득층에게 교육기회를 주는 ‘희망학교’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10년 동안 100개 학교를 짓고 싶었다. 4년째 됐는데 17개 학교만 세웠다. 이제 속도를 내서 세계 각국에 학교를 짓고 싶다. 각국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짓고 싶다.


한국에서 ‘희망학교’에 대해 진행된 부분이 있나. 


성낙인 서울대 총장도 이 희망학교의 취지에 동의하고 고문으로 참여하기로 하셨다. 매우 영광이다. 휴가를 내어 중국 심천에도 방문해주시겠다고 해서 감사하다. 아울러 서울대와 교류해 국제학교를 만드는 것, 학내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것 등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공헌적 사업을 하는 계기가 있나. 


나도 기업을 시작할 때 가진 게 없었다. 손에 쥔 건 152위안(약 2만6000원)정도였다. 교육업에 종사하다보니 빈곤층 아이들에 대한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 빈곤층 청소년을 가르치면 이들이 돌아와 직원으로 채용되는 선순환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전체 3000명의 직원 중 70%가 빈곤가정 출신인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선순환 플랫폼을 통해 좋은 기업 형태를 만들고 싶다.


사교육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시아의 명문대 진학 열풍을 어떻게 보나.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 한국과 중국은 이런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교육 기업의 다른 점을 보여주고 싶다. 학생들에게 흥미를 찾아주고 싶다. 커리큘럼 내에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발해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국의 엔테터인먼트 사업에도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엔터테인먼트 쪽은 본업인 교육업과 연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한국과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 한국은 온라인 교육이 워낙 잘 돼 있질 않나. 교육 소프트웨어 부분에도 투자하고 싶다. 더불어 한류 열풍도 유심히 보는 중이다. 중국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많은 부분을 따라하지만 기술과 경험은 부족하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투자를 하고 그 경험과 기술을 중국에 들여오는 형태의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1974년생)에 유력 기업가가 됐다. 


‘절망 중 희망을 찾다보면 인생의 끝에는 빛을 본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정신력을 잘 다듬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뭘 할지,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했다. 이것을 위해 127개국을 돌아다녔다.


앞으로 한국 진출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사업 영역들을 넓혀가고 싶다. 국제학교, 엔터테인먼트 교류, 스타트업 회사 인수 등을 하고 싶다. 특히 그룹 내 벤처투자회사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기업, 잘 만들어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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