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년 전 오늘] ‘핵무기 없는 세계? 가능하지 않다’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6.07.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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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오늘, 시사저널이 던진 질문 ‘핵무기 없는 세계 가능할까’에 대한 지금의 현실

20년 전 오늘, 시사저널 352호(1996년 7월25일자)에서는 특집 기사로 ‘핵’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성년 성폭행’ 실태를 고발한 커버스토리, ‘제1야당 대선후보를 놓고 김대중 총재에게 도전장을 낸 김상현 의원’의 정치 기사, ‘애틀랜타 올림픽 장외 열기’를 다룬 스포츠 기사들도 있지만, 유독 여기에 제 눈길이 쏠리는 건, 20년이 지난 지금 현재도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 때문입니다. 


7월13일 국방부가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키로 했다고 발표하자, 성난 성주 군민들은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급기야 15일 황교안 총리가 성주를 방문했다가 6시간 반 동안 사실상 감금당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지요.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사드를 둘러싼 논란이 정점에 달했습니다. 시사저널 디지털뉴스팀에서 이를 실시간 중계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의 근본 원인 제공은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있습니다만, 좀 더 근원적으로 들여다보면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입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한국의 사드는 미국 MD의 단말기 성격을 갖는다”는 국회 발언이 나온 것 또한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습니다. 

 

 


어쨌거나 표면적인 이유는 ‘북핵’입니다. 과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느냐를 넘어서 이제 북한이 핵미사일 공격을 할 기술을 확보했느냐가 실질적인 관심입니다. 그렇다면 20년 전 세계 핵무기의 실태는 어떠했을까요? 20년 전 오늘 보도된, 시사저널의 아래 특집 기사 첫머리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 국제회의 장소로 널리 알려진 스위스 제네바가 오는 29일 또다시 세계로부터 눈길을 모으게 되었다. 2000년대 세계 핵질서의 성패를 좌우할 군축회의가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5대 핵보유국인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뿐만 아니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핵개발 의심국까지 지하 핵실험을 금지하도록 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협상이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저널 352호(1996년 7월25일자) 「‘핵무기 없는 세계’ 가능할까」중에서)

그렇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공식적인 세계 핵보유국은 미·영·불·중·러 등 5개국이었습니다. 역시 당시 시사저널의 또 다른 기사를 보시죠.

『 이 다섯 나라는 전 세계 회원국들로부터 위임 받은 ‘합법적’인 무력과 제재 수단을 써서 세계의 질서 유지를 도맡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정확히 일치한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통일독일과 일본이 5강 구도를 7강 구도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범이자 패전국인 두 나라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과 핵강국 진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 (시사저널 352호(1996년 7월25일자) 「‘패권 경쟁’이 핵무장 부채질」중에서)
 

북한의 영변 핵실험기지(왼쪽사진)와 이란 핵실험실


20년 전 뉴스를 보면, 세계 공식 5대 핵보유국 외에 핵무기를 사실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3개국이 5대 강국에 반발하며 CTBT 협상에서 자신들은 빠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 핵무기 보유 실태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다음은 ‘핵클럽’에 대한 네이버 지식백과의 설명입니다.

 

『 전 세계의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1970년 발효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이 공인하는 핵보유국인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 5개국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모두 1967년 1월1일 이전에 핵실험을 마쳤는데, 최초 핵실험 시기는 미국 1945년 7월, 러시아 1949년 8월, 영국 1952년 10월, 프랑스 1960년 2월, 중국 1964년 10월이다. (중략) 핵확산금지조약이 인정하는 공식적 핵보유국, 즉 핵클럽은 5개국뿐이지만,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비공식 핵보유국으로는 인도·이스라엘·파키스탄·북한이 있다. 인도는 1974년, 파키스탄은 1998년, 북한은 2006년에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며, 이스라엘은 핵보유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1970년대 후반 핵실험을 하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은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북한은 가입 후 탈퇴를 선언하였다. 』 (네이버 지식백과 ‘핵클럽’ 중에서)

20년 만에 북한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사실상 북한은 이미 핵 보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습니다. 핵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20년 전 오늘, 시사저널이 던진 질문 ‘핵무기 없는 세계 가능할까’에 대한 답은 나온 셈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답은 ‘가능하지 않다’입니다. 핵 공포와 핵 피해는 핵 공격 그 자체에도 있지만, 그 전 단계에서 벌어지는 핵강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한 횡포로 인한 것이 더 큽니다. 지금 우리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드 논란이 바로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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