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낙하산 막기 위한 근본 대책 필요”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7.25 10:58
  • 호수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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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금융위’ 지배구조 개선 위한 산은법 개정 요구 거세

산업은행은 1954년 설립됐지만, 특히 최근 10년 동안 많은 풍파를 겪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2008년 ‘산업은행 민영화 및 한국개발펀드(KDF) 설립 방안’이 발표되면서부터다. ‘정책금융기관→민영화→메가뱅크’를 거쳐 다시 ‘정책금융 및 구조조정 금융기관’으로 돌아오기까지 산업은행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은행 내부가 아닌 외부에 의해 준비·진행됐다는 데 있다. ‘청와대→금융위’로 연결되는 외부 기관이 밑그림을 그려놓고 세부지침을 내려보내는 식의 의사결정은 산업은행 조직에 큰 상처를 남겼다.


때문에 최근 노조 등 산은 내부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지배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산은법 제13조에 따르면,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任免)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전무이사와 이사 등 임원 역시 회장이 제청을 해 금융위가 임면한다. 감사도 금융위가 정하고 있다. 회장을 비롯해 모든 임원이 사실상 ‘금융위’ 손안에 있는 구조다. 김대업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관치 고리를 끊기 위해 이제는 관리·감독체계 개선을 위한 산은법 개정이라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가 생각하는 개선안은 금융위가 제청해 뽑는 회장 선발 방식을 ‘민간위원이 포함된 회장추천위에서 제청, 대통령 임면’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전무이사와 이사는 ‘회장 제청, 금융위 임면’에서 ‘임원추천위 제청, 금융위 임면’으로 바꾸고, 감사는 감사추천위를 구성해 여기서 적합한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임원추천위, 감사추천위에는 민간위원 또는 직원대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6월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은처럼 산은도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아울러 산은 노조는 회계연도마다 업무계획을 작성해 금융위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산은법 22조 규정도 ‘승인’에서 ‘보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책임경영과 자율경영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 한국은행이 독립성을 이뤄낸 것처럼, 산은이 효율적인 산업 구조조정과 차세대 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도 “현재 당 차원에서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 개정을 준비 중”이라면서 “정부 입김이 닿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산은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산은 뜻대로 지배구조 개혁을 이뤄내기란 쉽지 않다. 산은 자체뿐만 아니라 130여 개 비금융 계열사는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금융 당국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은행 임원 자격요건을 검증하고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산은과 같은 국책 금융기관까지 포함시킬지는 미지수다. 산은을 포함해 대부분 국책은행은 자체적으로 준용하는 특별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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