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리베이트 의혹, 사당화 논란 첩첩산중
  • 김현 뉴스1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01 13:11
  • 호수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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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다”

20대 총선 당시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인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차기 잠룡 중 한 명인 안 전 대표가 ‘대표직’이라는 양날의 검을 내려놓은 채 내년 대선을 향한 물밑 행보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앞길에는 리베이트 수수 의혹, 지지율, 사당화(私黨化) 논란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올 ‘여름 구상’을 통해 자신의 대권 가도에 놓인 산적한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총선 직후 터진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은 안 전 대표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안겼다. 중앙선관위는 6월8일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 당 관계자 3명을 비롯해 업체 관계자들까지 모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안 전 대표는 선관위 고발 직후 “유감스러운 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사태가 확산되자 사과와 함께 “단호한 조치”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 지지율이 총선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여론은 계속 악화됐고, 결국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선관위의 검찰 고발 21일 만인 6월29일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안 전 대표는 사퇴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위기관리 리더십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 이상돈 의원을 중심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태의 차단을 시도했지만 “리베이트와 당은 무관하다”는 성급한 중간조사 발표가 도리어 여론을 싸늘하게 만드는 등 뒷북·미숙한 대응만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국 안 전 대표의 사퇴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됐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촌평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위기관리 리더십이 자초한 측면이 상당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것은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은 결단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7월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2016 차세대 모국방문 글로벌 창업 무역스쿨 입교식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특강하고 있다.


 

“安, 대표직 사퇴 失보다 得이 많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김수민·박선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은 대권을 바라보는 안 전 대표에겐 부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재판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의 법적 종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내년 대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7월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안 전 대표에게 일정부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진 만큼 나머지는 당사자들이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 이제 당 대표도 아닌데, 안 전 대표가 더 조치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냐”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의 사퇴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좀처럼 당 지지율은 물론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안 전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와 매일경제가 7월28일 발표한 주중(25~27일)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 8.4%)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12.3%로 전주(15.2%)에 비해 2.9%포인트 하락, 해당 조사에서 총선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도 9.8%로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이는  7월26일 의원총회에서 ‘안철수당’ 논란이 제기되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의총에서 김경진·박주현·이동섭 의원 등은 “안철수당을 만들면 안 전 대표도 어려워지고, 정권교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 측은 “민주적으로 정당이 운영되지 않을 때 사당(私黨)이 문제이지, 지금처럼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안 전 대표가 정치적인 책임까지 지고 사퇴했는데 느닷없이 사당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20석으로 출발해서 38석을 만든 것은 안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세일즈를 했기 때문 아니냐. 그래놓고 사당이라는 말로 안 전 대표를 부인한다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다”며 “뭔가 계기가 있어야 지지율이 반등할 텐데, 아직까진 그런 계기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7월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44회 임시 국회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철수 지지율 9.8% 한 자릿수로 ‘추락’

 

이로 인해 당 안팎에선 안 전 대표가 공식적인 당 간판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당의 중심인물이니만큼,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중도 성향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 주변에선 안 전 대표가 이들의 영입에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손 전 대표의 영입을 위해 전남 강진을 직접 찾을 가능성’에 대해 “(기자들이) 취재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며 “지난 총선 때 당을 위해 정동영 의원이 있던 전북 순창의 산골까지 찾지 않았느냐. 오히려 (손 전 대표가 있는) 강진은 더 가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일부 사석에서 대선주자급 영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내가 전부 다 끌어들여서 (대선후보 경선에서) 져버리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최근 강연을 통해 정치행보를 재개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바둑에선 복기가 중요하다” “권투에서 이기려면 강한 펀치를 날리는 것보다 펀치를 맞고 얼마나 버티느냐가 더 중요하다”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투쟁할 정도로 살고 있다” 등의 발언을 통해 자신이 향후 행보를 위한 구상 중임을 밝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 김영란법 등 현안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당분간 안 전 대표는 해야 될 일을 하면서 그냥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갈 것”이라며 “국가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상임위와 예산 등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지금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앞서 체력을 기르는 등 몸을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라며 “찬바람이 불 때쯤엔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전 대표 주변에선 안 전 대표만의 비전 제시와 해외 인사들과의 스킨십 등을 위해 독일 등 해외 방문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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