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국가대표 공식파트너가 불매 여론 맞은 이유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8.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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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일본해’ 표기로 비난 받아…공식 사과 후 재판매하는 경우도

올림픽이 시작되던 8월의 첫 주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에 대한 불매 운동 여론이 불거졌다. 노스페이스가 세계 지도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지구자켓'에 일본기가 그려져 있으며, 동해가 'Sea of Japan(일본해)'로 표기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노스페이스가 대한민국 올림픽대표 선수단의 공식파트너 기업이라는 사실이 함께 알려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비난이 속출했고, 불매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여론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SNS상에서 일본해 표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2014 슈프림-노스페이스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처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SNS상에서 일본해 표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2014 슈프림-노스페이스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처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국내에서 노스페이스 브랜드 판매권을 가지고 있는 영원아웃도어 측은 즉각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해당 제품은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이 일본 노스페이스와의 개별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재작년에 출시한 것으로 국내에서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전개하는 당사와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전했다. 또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한 번도 판매된 바 없으며, 제품의 디자인 역시 전적으로 슈프림에서 기획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일본해 표기'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으로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이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원아웃도어 측이 공식 입장을 밝힌 후에도 불매 운동 여론은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세계적으로 판매가 된 제품이고, 동해를 일본해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이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구글 지도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 지난 달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외신들이 동해를 일본해라 보도한 내용도 함께 언급됐다. 장기적인 과제로 남아있는 동해 표기 문제를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해 표기 논란에 대한 영원아웃도어의 공식 입장문


실제로 일본해 표기 문제로 비난을 받은 기업들의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2월에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인 맥도날드가 본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져 지탄을 받았다. 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LiancourtRocks)’로 표기해 독도를 섬이 아닌 암석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독도가 암석이라고 세계적으로 인식될 경우, 한국은 독도의 영해권 및 배타적 경제수역 획정에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맥도날드는 미국 본사 홈페이지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스웨덴, 핀란드 등 아시아∙유럽 진출 지역 홈페이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고, 한국 맥도날드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지도에만 ‘동해’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게재한 지점 안내지도에도 동해는 일본해, 독도는 리앙쿠르트 암초로 표기돼 있어 논란이 됐다. 신세계 측은 “면세점 홈페이지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데, 구글 지도는 우리나라 주소인 ‘.co.kr’에는 동해로 표기되지만 ‘.com’에는 일본해로 표기된다. 업데이트 하면서 도메인이 바뀌어 벌어진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신세계 측이 이 같은 오류를 모르고 있다가 일부 보도가 나간 이후 수정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독도와 동해 표기에 앞장 서야 할 우리나라 대표 대형 유통업체가 그룹 차원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인정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에도 한국화이자제약이나 한성기업 등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일본해 표기가 된 지도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일본해 표기 문제는 지속적으로 떠오르지만 이로 인해 뜨거워진 논란들이 쉽게 사그라진다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일단 사과부터 해서 일단 민심을 잠재운 뒤 다시 판매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글로벌 가구 공룡’이라고 불리는 가구업체 이케아는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14년 일본해 표기가 들어간 장식용 대형 세계지도를 판매하는 것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이 장식용 세계지도에는 독도가 표기돼 있지 않았다. 당시 이케아는 논란이 되자 “동해 표기법 관련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해외 일부 매장에서 판매 중인 장식용 벽걸이 제품의 동해 표기법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케아는 글로벌 기업으로 국가와 국경, 영토 및 영해의 명칭을 존중한다“며 ”이 지도는 2015년 중 전 세계 제품군에서 제외할 예정“이라 말했다. 그러나 사과와 제품 판매 중단 입장을 밝히며 성난 네티즌들을 잠재운 이케아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 세계지도를 판매했고, 다시 이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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