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슈퍼 대선후보’ 만들어내겠다”
  • 유지만 기자·정리=구민주 인턴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8.23 11:02
  • 호수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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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사상 처음 ‘원외 당 대표’ 도전하는 김상곤 후보

김상곤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당 대표 후보는 8월5일 예비 경선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보란 듯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경쟁상대인 추미애·이종걸 후보와 함께 ‘3각 구도’를 형성했다. 김 후보가 당 대표로 뽑힌다면 민주 계열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원외 당 대표’가 탄생하게 된다. 시사저널은 8월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커피숍에서 김 후보를 만나 인터뷰했다. 

 

김 후보는 새로운 당 대표의 최대 과제로 대선을 꼽으면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려면 당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외연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이 추미애·이종걸 후보에 비해 뛰어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며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상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 대표 후보


당 대표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당의 혁신위원장과 인재영입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더민주가 국민적인 대중 정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새로운 당 대표가 해야 할 역할이 정권교체인데 이를 제대로 하려면 당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외연 확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이런 과제를 가장 잘 달성하는 데 내가 가장 적절하지 않나 생각했다. 외연 확장과 호남 민심 회복에 (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원내 인사인 추미애·이종걸 후보에 비해 불리하지 않나. 

 

선출직 대표직에 원외 인사가 도전한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 생각한다. 원내에 있는 후보들이 오랜 의정활동을 해서 정치를 했지만 여전히 ‘여의도 정치’에 머물러 있다. 구(舊)정치적인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그런 정치가 아니라 보다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정치, 확장된 정치,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원한다. 이런 정치에는 내가 적합하다. 

 

 

당내 계파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추미애 후보와 더불어 ‘친문계(親문재인계) 인사’로 평가받는다. 

 

추미애 후보는 본인이 ‘난 문재인을 세워서 문재인을 지켜내겠다’고 주장하듯, ‘문재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한다. 반면 이종걸 후보는 반(反)문재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한쪽 편을 들어서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되는 대선 관리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채 지내왔다. 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들과도 치우침 없는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추미애·이종걸, ‘여의도 정치’에 갇혀 있다”

 

새로운 당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내년 대선이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있나. 

 

당 중심의 대선을 치르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내가 당선된다면 곧바로 ‘국가 전략 위원회’를 만들어서 국가 경영전략을 세우고, 집권 초기의 실행 프로그램까지 만들 것이다. 이런 준비를 미리 해 놓은 뒤 경선은 대선 6개월 전까지 마무리하고, ‘슈퍼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슈퍼 경선’을 치르겠다. ‘슈퍼 경선’이란 모든 대권 잠룡들이 다 나와서 본인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경선 판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야 국민 관심을 끌 수 있고, 당의 경선이 흥행할 수 있다. 국민에게 재미와 만족을 드릴 수 있다. 이렇게 한 뒤 후보가 결정되면 바로 예비내각을 만들고, 예비내각 중심의 정책 홍보를 해 나갈 계획이다. 

 

 

정치적 현안이 많다. 사드 배치 문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과 검찰 개혁 이슈 등이 있다. 이것들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사드 배치 문제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이는 단순한 군사안보문제가 아니라 경제와 국제외교, 민생문제다. 크게 보면 평화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통보할 사안이 아니다. 국가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판단해야 한다. 

 

청와대를 비롯한 검찰 등 권력기관의 부정 비리는 국민 모두를 실망, 분노시키는 사안이다. 철저한 개혁을 통해서 부정의 소지를 없애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문제가 되는 사람에겐 정확하게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

 

 

“모든 잠룡 나설 수 있는 경선 판 만들겠다”

 

세월호 특조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세월호 특조위는 세월호특별법에 따라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특조위 활동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을 끊어서 활동을 못하게 하고 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정면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호남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복안이 있나. 

 

4·13 총선에서 호남이 더민주에 회초리를 든 것은 첫째로 더민주의 뿌리 정신으로 삼아온 광주·호남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천, 구현하는 데 게을렀다. 두 번째로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당임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호남의 정치인들이 지역주의적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한 실망이다. 이런 사안들을 되돌리고 호남인들이 믿고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낸다면 호남 민심은 되돌아올 수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계인 이정현 신임 당 대표가 탄생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어떤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 

 

박근혜 정권은 권위주의적인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일방통행식 통치 행태다. 여기서 불통이나 국민 소외 문제가 따라온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즉 유신 잔재를 돌이키려는 성향도 다분히 보인다. 국민들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런 박근혜 정권인데 지금 당 대표는 ‘박근혜의 남자’라 불릴 정도로 대통령에게 소속된 사람이라는 게 대다수 평가다. 그래서 걱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 대표가 된다면 파트너로서 존중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나 새누리당이 민생을 살핀다면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견제하고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확실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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