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에 미국 소매점은 지금 긴장 중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9.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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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3분기, 미국 서부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다. 당시 파업은 미국의 수출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 서부항만에서 화물선 수십 척이 대기해야 했고 일부 화물선은 일주일 이상 대기하면서 운임 비용이 상승하는 손실을 봐야 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미국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일컫는 용어)를 앞둔 쇼핑 시즌에 물품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선박회사의 경우는 파업으로 생기는 '항만 적체료'(Port Congestion Fee)를 수출입업체에 전가하는 등 부작용이 작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그리고 여지없이 추수감사절은 또다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파업이 아닌 다른 문제가 미국 쇼핑 대목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서부항만 파업 때처럼 대규모 문제는 아니지만 공급망에 균열이 갈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원인으로 한진해운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8월31일 법정관리 절차를 개시한 한진해운의 선박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스페인 등지의 항만에서 입항을 거부당했다. 입항을 위해서는 예도선서비스, 화물고박 등 항만에서 제공되는 여러가지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니 미지급 우려가 커졌고, 그래서 생긴 입항 거부였다. 이 말은 한진해운 소속, 혹은 그 관계사 선박에 실린 화물이 제때 뭍에 도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진해운은 현재 총 54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해당하는 화물을 싣고 있다. 이 중 41만TEU의 화물은 한진해운 선박에 실려 있고, 나머지 13만TEU는 관계사 선박에 실려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자 이런 화물을 다른 회사 선박에 돌리는 형식의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후속조치를 할 경우에도 약 2~3 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해운의 운송 규모는 세계 7위이며, 1일 2만5000건의 컨테이너를 취급하고 있다. 세계 해운 물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적지 않다. 때문에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단정할 수 없을 규모다. 특히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앞두고 상점들이 9~10월에 집중적으로 재고를 쌓아둔다. 지금이 재고 축적 시기인데 한진해운의 물류 수송에 차질이 생겼고 이러다보니 한진해운 사태에 미국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다. 그나마 스마트폰과 같은 가벼운 제품들은 항공편으로 운송하는 게 주류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때 특히 인기가 많은 가전 제품이나 장난감의 경우는 선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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