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굿바이 이어폰 단자' 선언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09.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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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8월8일 새벽(한국시간) 아이폰7 시리즈를 발표했다. 사전에 퍼졌던 소문대로 이어폰 단자가 제거됐다. 대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됐다. 하나는 라이트닝 커넥터(애플의 단자로 충전할 때 연결하는 잭)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 다른 하나는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면 된다. 기존의 유선 이어폰을 아이폰에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아이폰에서 ‘음악듣기’는 이제 아이폰만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애플의 새 제품 발표장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등장한 필립 실러 애플부사장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을 때가 바로 ‘아날로그 이어폰 단자’의 소멸을 말할 때였다. 그는 애플이 이어폰 단자를 없애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폰잭에 대해서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논의했다. 왜 우리는 진보를 해야 하나. 중요한 건 다양한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배터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그러다보니 공간 확보에 주력하게 됐다.” 이번 아이폰7 시리즈 발표를 두고 애플이 선택한 방법은 이랬다.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대신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회로를 없애는 것이었다. 대신 음성을 출력하는 역할을 라이트닝 커넥터에 맡기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빌 그래험 시빅 오디토리엄의 애플 신제품 설명회에 등장한 새 애플 아이폰 7와 프리미엄 무선이어폰 '에어팟'. ⓒ EPA연합


애플 액세서리를 사라 

 

아마 당신이 아이폰7을 사용할 때 가장 변했다고 와닿는 게 지금까지 즐겨 사용하던 유선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일 거다. 특히 귀가 민감해 하이엔드급 음향을 고집하던 사람들은 ‘백이면 백’ 유선 제품을 사용한다. 어쩌면 이들은 기존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에서 아이폰7으로 굳이 갈아타야 할 이유가 사라졌을 수 있다. 물론 신작 아이폰7에는 라이트닝 커넥터를 부착한 이어폰이 동봉된다. 만약 이 이어폰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기존 아날로그 단자 이어폰은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니 아이폰용 이어폰을 따로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의 액세서리를 사야 하는 이유다.

 

반면 이동 중에 음악을 들어야 할 때 케이블이 거슬리는 불쾌감이 싫었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장만하겠다는 동기 유발 효과도 생길 수 있다. 이번 발표를 보면 애플은 라이트닝 커넥터로 연결해 음악을 듣기보다 “무선으로 음악을 들어라”고 강조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미 무선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는 사용자들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별도로 투자를 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그대로 새로운 아이폰7 시리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더 좋은 소리를 즐기고 싶다면? 무선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애플이 개발한 고음질 코덱인 ‘AAC’에 대응하는지를 확인하고 선택하면 된다. 

 

 

‘굿바이, 유선 오디오 시대’

 

이번 발표에서 한층 더 초점을 맞춰 소개한 제품이 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AirPods)’이다. 일반적으로 무선 이어폰은 기기와 연결하는 케이블은 필요 없지만 좌우 이어폰을 연결하는 케이블은 필요하다. 반면 에어팟은 좌우 이어폰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없다. 이어폰 두 개가 분리돼 있는 셈인데 음성 신호를 적외선 신호로 연결해 안정적인 전송을 실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타일에서는 획기적인 이어폰이다. 한국 발매 가격은 21만9000원이다. 

 

에어팟에도 획기적인 부분이 있다. 하나는 배터리의 지속 시간이다. 이어폰 본체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연속 듣기가 가능하다. 급속 충전을 하면 15분에서 최대 3시간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에 충전 기능이 있는데 여기에 꽂아 두었다가 사용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쓸 수 있다. 좌우가 완전 분리된 무선 이어폰은 본체를 소형화해야 한다. 따라서 배터리 저장량의 한계가 명확해 기존 제품의 경우 기껏해야 2~3시간 재생이 가능했다. 케이스를 통해 충전해도 15시간 전후 재생되는 제품이 많았다. 그것과 비교하면 에어팟은 꽤 터프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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