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아닌 애물단지? 신규 면세점들은 울상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09.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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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소비 국내 전환 움직임 보여…정부 올해 말 신규 면세 사업자 4곳 추가 선정

서울 시내 신규면세사업자로 선정된 기업들이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사업권을 따낸 신규면세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각각 100억원 대의 영업 손실을 보이며 부진했다. 신규면세점 영업장은 고객이 없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고, 면세점 사업권을 딴 후 올랐던 주가들도 다시 주저앉았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219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은 174억원,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1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대기업 면세점 중 가장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억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손실은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신규면세점 중 가장 낮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면세사업자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를 관광객들의 구매가 대형면세점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신규면세점들이 기존 면세점에 비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면세점이 아닌,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규면세점의 경우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된다. 실제로 BIG2로 불리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늘었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상반기보다 27.8% 늘었고 영업이익도 1.4% 증가하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 역시 1조6684억원으로 전년보다 9.3%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42.4% 급감했다. 이유는 현대산업개발과 공동 출자해 개장한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신규면세사업자로 선정돼 3월에 오픈한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채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 자국 면세점 19개 승인…중국 관광객 매출 하락 우려

 

외국인 관광객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는 면세점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내 면세점의 매출액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70~80%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시아 내 다른 국가들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통한 매출 성장도 위협받고 있다. 태국은 중국인 관광객이 71% 증가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 1위 아시아국가’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도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펼쳐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110% 증가했다. 여기에는 엔저 효과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2월, 19개의 자국 입국장 면세점을 승인하면서 자국민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것 역시 향후 국내 면세점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해외소비를 내수로 전환하려 노력해왔다. 한국 정부가 추진한 즉시환급제가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편리성을 높여 구매를 촉진시킨 점도 면세점 승인 과정에서 검토했다. 이런 중국의 해외소비 국내 전환 움직임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내 면세점들이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 유치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행보도 주목된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3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권 상실로 문을 닫으면서 소공동점의 사업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7월 정부가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사드로 인한 매출 변동은 크게 없지만 보통 수개월 전 예약을 하고 이루어지는 단체 관광 형태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연휴로 한국을 많이 찾는 9∙10월 매출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면세점 쇼핑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역풍을 우려해 섣부른 경제 조치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사드 보복’이 문화∙관광 분야에서 이뤄지게 될 경우 면세점 사업 뿐 아니라 올 10월에 열릴 예정인 ‘2016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등 국제 행사 관광객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면세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오는 12월 신규면세점 사업자 4곳을 추가로 선정할 방침이다. 시내면세점 입찰을 공식화한 곳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등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가 더 이상 신규면세점 추가 선정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 예측되면서 이번 추가 선정에 대기업들이 더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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