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의 남획에 고등어도 씨가 말라간다
  •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 승인 2016.10.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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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만톤, 어마어마한 중국의 1년 어획량

만약 식탁에서 고등어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조만간 그럴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태를 막으려고 2016년 8월 일본 도쿄에서는 북태평양어업위원회(NPFC)가 열렸다. 일본, 중국, 캐나다, 러시아, 한국, 대만 등 6개국이 테이블에 앉았고 미국이 옵서버로 참가했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이 회의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북태평양 공해상의 어업 자원을 어떻게 하면 보호할 수 있을까에 관해서였다. 특히 고등어가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 어선이 고등어를 싹쓸이해버리자 주변국들은 고등어의 고갈을 우려해야 했다. 고등어 수요가 많은 일본이 앞장서 어선 수의 제한을 제안했다. 그리고 참가국들은 그런 제한을 ‘권장’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고등어가 아닌 꽁치가 문제였다. 중국에서 꽁치를 싹 쓸어가자 작년 회의의 결론은 “꽁치 어선 수를 제한하자”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6월15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 인근 한강 하구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이 민정경찰에게 나포됐다. ⓒ 연합뉴스
 

그러나 ‘권장’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합의는 6개국이 노렸던 어선 수 억제 강제 시행과는 거리가 멀다. 강제력이 없다. 중국의 강한 반발 탓이다. 합의가 지켜질 리가 없다. 중국 어선은 고등어를 잡기 위해 북태평양 공해상에 떠다닌다. 2014년에는 약 20척이 북태평양에서 고등어를 잡았다. 그런데 2015년에는 4배에 달하는 80척이 출몰했다. 늘어난 어선 수만큼 어획량도 급증했다. 2014년 약 2만4000톤의 고등어가 중국으로 잡혀갔는데 2015년에는 약 5배가 늘어 13만4000톤이 중국 어선에 담겼다. 경제 발전 속도와 발맞춰 중국 내 고등어의 소비가 급증했는데 중국 근해에서 남획하며 씨가 마르자 멀리 공해상까지 몰려나온 것이다. 

 

우리 서해에서 해경 고속정을 침몰시킨 중국 어선들 역시 출몰 이유가 다르지 않다. 남획과 고갈의 악순환, 그래서 찾게 되는 또 다른 바다. 그게 하필이면 서해인 거고 그래서 우리 어민들, 단속 기관과 충돌이 잦은 것이며, 충돌의 반복이 이번 고속정 침몰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미 중국 어선은 전 지구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미·중 경제관계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는 수년전부터 중국 어선의 증가가 ‘글로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를 보고서에 담기도 했다. 도대체 중국은 세계의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수산물을 가지고 가는 걸까. 수산물에 대한 중국의 탐욕이 어느 정도기에 여러 국가들과의 관계에 시련을 맞고 있는 걸까.

 

여기 자료가 하나 있다. 2014년 기준으로 국가별 수산물 어획량을 집계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데이터다. 쭉 훑어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중국의 압도적인 어획량이다. 중국은 201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바다에서 7613만9368톤의 수산물을 잡았다. 중국의 어획량은 2위~13위까지의 어획량을 총 합쳐야 비슷해지는 수준일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중국 어업의 특징은 기타 수산물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FAO의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타 수산물’로 분류된 어획량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다른 국가에서 포획하지 않는 수산물을 대량으로 포획하고 있는 실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종류가 특정되지 않은 해양 어류’의 포획량도 약 17%인데, 이 말은 무엇을 잡는지조차 모른다는 얘기다. 

 

중국 어선의 남획에 또 하나의 문제는 ‘3무(無) 어선’이다. 중국에는 대략 800만 명이 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12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통계의 오차가 나는 이유가 ‘3무 어선’ 때문이다. 3무 어선은 중국법에 따라 어선이 보유하고 있어야 할 세 가지를 갖고 있지 않는 어선이다 ‘어업허가증’ ‘어선등록증’ ‘어선검사증’을 가지지 않은 이들은 통제받지 않는 불법 어선이며 이들의 남획은 막을 수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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